서울 `TI개발자 콘퍼런스` 요지

사진;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는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국내 전자·통신 엔지니어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TI 개발자 콘퍼런스’를 열었다.

 “디지털신호처리칩(DSP)을 활용한 킬러애플리케이션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디지털 전자·통신기기의 엔진인 DSP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반도체시장의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가 국내 전자·통신 엔지니어를 대상으로하는 ‘TI 개발자 콘퍼런스’를 1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었다.

 DSP를 바탕으로 관련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는 엔지니어들이 참석해 최신 DSP기술 개발동향과 문제점을 논의하는 이 행사는 90년대 개최했던 ‘DSP솔루션 심포지엄’을 확대, 올해부터 새롭게 개편한 것으로 지난 8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을 시작으로 전세계 주요 국가를 돌며 개최되고 있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중국의 상하이·선전, 대만의 타이베이를 거쳐 서울에서 마지막으로 열렸다.

 기조연설을 맡은 TI의 진 프란츠 수석 최고기술임원(펠로)은 “60년대 메인프레임 컴퓨팅 시대에서 시작한 DSP기술은 PC와 인터넷시대를 넘어 CPU와 DSP, 아날로그가 한데 통합된 무선 컴퓨팅 시스템온칩(SoC) 시대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면서 “아직 DSP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응용분야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프란츠 펠로는 “DSP의 차세대 시장은 현재 DSP의 응용기술을 연구하는 젊은 엔지니어들로부터 나올 것”이라며 “TI가 550여개의 기술협력업체(서드파티)와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래리 탄 TI 아시아 마케팅·영업 담당 부사장은 “군사용 목적으로 시작된 DSP가 이동통신과 초고속 인터넷, 가전 등 모든 전자·통신산업 분야의 핵심이 되고 있다”면서 “DSP시장과 기술은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400여명의 엔지니어들이 참석해 △OMAP △비디오·이미징 △광대역·디지털라디오 △소프트웨어·디지털컨트롤 등 4개의 대주제 아래 20여개의 기술 세션을 통해 DSP 기술과제 등을 함께 고민했으며 김화기술·ForDSP 등 국내외 20여개의 협력업체는 개발중인 최신 DSP장비와 소프트웨어 등을 선보였다.

 손영석 TI코리아 사장은 “한국은 이동통신과 디지털가전을 중심으로 DSP 응용제품 개발이 가장 활발한 국가 중 하나”라면서 “차세대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국내업체들과의 공조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 진 프란츠 TI 수석 펠로>

 “펠로 제도는 반도체 트랜지스터를 최초로 개발한 TI의 기술선도력을 이어나가는 핵심입니다.”

 54년 트랜지스터를 개발, 반도체 역사를 손수 개척해온 TI의 최고기술자 진 프란트 수석 펠로. 3만4000여명의 전체 TI 임직원 중 1%가 펠로 제도 안에서 차세대 핵심기술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그 중 수석 펠로는 오직 자신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70년 TI 역사에서 4번째 수석 펠로다.

 그가 맡은 일은 톰 엔지버스 CEO 등 TI 경영진이 미래의 DSP기술과 시장에 대해 내다볼 수 있도록 자문하는 것. 또 후배 엔지니어들에게는 신기술 개발에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술자클럽을 운영하면서 토론하고 연구하는 일을 지원한다.

 박사 학위가 없이 실무 엔지니어에서 수석 펠로에까지 오른 그는 TI 기술인력뿐만 아니라 전세계 엔지니어들의 희망을 던져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DSP기술을 극대화할 킬러 응용제품이 무엇인지는 나도 모르겠다”는 그는 “DSP 응용기술을 연구하느라 밤낮을 지새우는 젊은 엔지니어나 대학생이 향후 반도체·IT시장의 미래를 개척할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