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는 “IT분야의 모든 기능을 통합하는 것은 어렵지만 기획·평가 등의 업무는 하나의 부처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보화 정책의 추진체계를 ‘기획’과 ‘실행’으로 이원화할 것임을 내비쳤다. 또 “대통령에 당선되면 과학기술과 IT를 포함하는 수석비서관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13일 오전 전경련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IT정책 포럼’에서 패널토론을 통해 “현재 시점에서 조직개편을 거론하기는 어렵지만 효율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정부내 프로젝트매니저(PM)처럼 IT업무를 총괄조정하는 기구를 두고 정보화 정책추진은 현재처럼 각 부처에서 특성에 맞춰 담당토록 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 전날 노무현 후보도 청와대에 IT수석 신설 계획을 밝혀 어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IT분야를 전담하는 수석이 신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는 “IT산업이 결제성장률의 2배를 넘는 수준으로 고도성장하고 5년후에는 IT제품 수출이 연간 1000억달러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정부는 차세대 전략제품 개발에 과감히 투자함은 물론 IT분야 연구개발 분담률을 2008년까지 15%로 확대하고 세계적 IT기업의 연구개발센터와 해외석학을 적극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IT부문에서만 앞으로 5년간 80만명의 새로운 전문인력을 양성해 IT관련 종사자를 200만명 이상으로 늘리고 IT기술을 활용한 원격근무 환경 등을 조성, 주부와 노년층에게 신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산업 육성방안에 대해 “하드웨어 인프라인 망 고도화 작업도 중요하지만 콘텐츠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차기정부의 핵심사업이 될 것”이라며 “콘텐츠산업은 결국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인재양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후보는 교육부문에 대한 투자비율을 현행 GDP대비 4.7% 수준에서 향후 10년 안에 7%대로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어 “통신서비스 시장의 공정경쟁질서 확립을 위해 시장지배력 남용억제와 유효경쟁체제를 구축하며 통신서비스 요금도 지속적으로 인하토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패널토론에 앞서 가진 공약발표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기반·초고속망과 정부의 확고한 정책적 의지를 결합해 세계 3대 IT강국으로 도약한다는 ‘IT코리아 구상’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IT코리아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T산업 △IT산업이 고소득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 △생산적이고 투명한 부패없는 전자정부 △정보화 혜택을 골고루 향유하는 복지사회 △IT접목으로 재도약하는 전통산업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설정했다.
IT코리아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세부과제로 이 후보는 △IT투자 활성화와 IT기반 신산업 육성 △IT핵심·원천기술 개발 가속화 △창의력 있는 세계 일류 IT인력 양성 △통신서비스 시장의 공정경쟁질서 확립 △정보화를 통한 정부경쟁력 강화 △e라이프 구현을 통한 국민 삶의 질 향상 △반듯한 정보사회의 정착 등 7대 전략을 제시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