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삼성SDI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SDI 주가 추이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가격 하락과 CRT부문의 영업이익 축소로 디스플레이 업종 대표주인 삼성SDI가 좀처럼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삼성SDI의 주가는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삼성전기, LG전자 등 다른 IT 옐로칩 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이들 옐로칩의 최근 한달간 주가 추이를 보면 LG전자가 21.4%, 삼성전기가 17.3%의 오름세를 보인 반면 삼성SDI는 1.8% 오르는 데 그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SDI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환율 하락과 PDP부문 적자 확대 등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대비 26%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4.5% 감소하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전옥희 키움닷컴증권 연구원은 “이 회사의 내년도 예상 EV/EBITDA와 PER가 각각 3.0배와 6.5배인 점을 감안할 때 현 주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TFT LCD 가격 하락으로 삼성SDI의 주력 제품인 CDT부문 영업이익이 급감할 가능성이 높아 내년도 실적은 올해보다 저조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의 주가 약세 요인=TFT LCD 가격 급락에 따른 PC 모니터 대체 현상의 가속화로 내년도 CDT 세계 판매량이 10% 이상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도 15인치 모니터용 TFT LCD의 평균 공급가격이 전년대비 42% 수준인 210달러대까지 하락하면서 데스크톱 모니터 비중이 6%대에서 17%대까지 급증했다.

 김성인 동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이 5세대 TFT LCD라인의 생산량을 늘리면 TFT LCD 가격이 10월 185달러, 11월 165달러, 12월 160달러로 떨어지고 내년 1, 2월에는 150달러 수준까지 인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SDI의 경우 TFT LCD의 보급 확대로 CRT부문 영업이익이 내년에는 1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CRT부문의 영업이익 감소는 STN LCD 및 2차 전지 부문의 영업이익 증가와 PDP 부문의 적자 감소로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의 원화 강세도 삼성SDI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옥희 연구원은 “내년도 평균 환율이 올해보다 80원 인하된 1160원으로 추정할 경우 삼성SDI의 영업이익이 500억∼1100억원 가량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저평가됐지만 여전히 실적 모멘텀 부재=키움닷컴증권은 “삼성SDI의 현 주가는 밸류에이션상 저평가돼 있지만 CRT부문의 실적악화가 현실화돼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키움닷컴은 “이 회사 주식의 저 평가는 최근 몇년간 지속됐기 때문에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기 어렵다”며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획기적인 모멘텀이 없는 한 관망세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밀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관련 그래프/도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