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의 화질이 DVD급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업체가 주도하던 해외 고급형 DVR 시장에 국산제품 진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DVR 업체들은 기존 제품에 비해 화질을 DVD급으로 개선한 DVR를 개발중이거나 개발을 끝내고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DVD급 화질이란 640×480 이상의 해상도에 초당 30프레임의 영상녹화가 가능한 것을 의미한다. 일반 영화가 초당 24프레임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선명한 화질인지 짐작할 수 있다. DVD급 화질을 실현하려면 해상도를 높여도 파일용량을 줄일 수 있는 압축기술과 16채널 제품 기준으로 480프레임의 영상녹화를 해내는 동영상 처리기술이 관건이다.
순간적인 동작을 선명하게 녹화해야 하는 카지노나 연구소 등에서는 이 정도 화질을 가져야 제품공급이 가능하다. 이러한 고급형 DVR 시장은 지금까지 스위스나 미국, 일본 등 외국의 일부 업체들이 장악해왔다.
네오시스트(대표 박좌규)는 초당 480프레임을 처리할 수 있는 DVR 제품 ‘엔아이(n-EYE)’를 최근 개발했다. 이 제품은 720×480 해상도를 지원해 화면을 확대해도 화질이 떨어지지 않으며 최대 160곳에서 녹화된 영상을 하나의 DVR에서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회사는 이 제품으로 미국연방정부 조달품목 등록을 받았으며 미국 워싱턴DC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또 미국의 보안유통업체인 울트라 등과 총 140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성진씨앤씨(대표 임병진)는 기본 640×480 해상도에 초당 480프레임의 녹화속도를 내는 ‘DiSS 카지노마스터’를 최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자체 개발한 MPEG2 기반의 영상전용 하드웨어 압축 칩을 사용해 CPU에 걸리는 부하를 줄여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강원랜드 카지노 사업장의 감시장비로 선정된 바 있다.
코디콤(대표 안종균·박찬호)도 초당 480프레임 녹화에 640×480 해상도를 지원하는 DVR를 개발했다. 특히 이 제품은 고속녹화를 위해 별도의 하드웨어 칩을 사용하는 제품과 달리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영상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하드웨어 칩 가격만큼 생산비를 줄여 제품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밖에 현재 240프레임급 제품을 갖고 있는 아이디스(대표 김영달)와 3R(대표 장성익)도 480프레임급 제품을 개발해 내년 상반기중 출시할 계획이다.
DVR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산 DVR가 DVD급 화질을 갖추게 됨으로써 그동안 중저가 시장에 집중되던 수출이 고급형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640×480 이상의 해상도에 초당 30프레임의 영상녹화 속도면 실사에 버금가는 화질이기 때문에 향후에는 화질 향상보다 네트워크 처리기술과 다른 보안정비와의 결합 등이 DVR업계의 기술적 이슈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