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졸업 기업의 내년도 IT투자가 예년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다수 대상기업이 연내 조기 졸업이나 자율추진 기업으로 전환되는 등 은행관리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벽산·벽산건설·동방이 채권단 회의를 거쳐 워크아웃을 졸업하게 됐으며, 이달 중 대우자동차판매와 경남기업·삼일공사 등이 워크아웃 조기 졸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남선알미늄·대우인터내셔널 등도 자체 경영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자율추진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들은 워크아웃 대상기업의 내년도 IT투자가 소폭이나마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투자’보다 ‘수익성’을 우선시해야 하는 채권단의 승인을 일일이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IT투자에 소홀했다는 평을 들어왔다. 그동안 경쟁업체들이 경쟁력의 핵심 지원방안으로 떠오른 IT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는 점에서 워크아웃 졸업 혹은 자율추진체제로 전환하게 되면 IT투자부터 우선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건축자재 전문업체인 벽산은 이번달 신전략정보시스템 개통에 이어 내년에는 e비즈니스 솔루션 자체 개발 및 CRM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벽산 관계자는 “워크아웃 체제에서도 IT투자를 강화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채권단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면 더욱 많은 투자가 일어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벽산은 올해 IT예산에 비해 내년도 예산을 2배 이상 책정해 e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연내 법정관리 해소에 주력해온 쌍방울도 내년 IT투자 증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 정보시스템실 관계자는 “여러 부문에서 이전에 비해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실제로 법정관리에서 탈피하게 되면 이른 시일 내 정보시스템 투자에 대한 계획을 짜서 정보화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