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내 IT경기는 디지털TV와 휴대폰의 수요 확대에 힘입어 2분기부터 가전 및 부품업종을 중심으로 서서히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아시아지역 반도체 시장의 확대에 따라 3분기부터는 반도체 경기도 본격적인 상승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극심한 경기 부진으로 경영위기 상태에 놓여 있는 소프트웨어(SW) 및 시스템통합(SI) 업종은 민간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어 4분기 이후에도 경기회복이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대우증권이 발표한 ‘2003년 산업 전망’에 따르면 내년도 1분기 경기회복 모멘텀이 기대되는 업종은 비철금속·석유화학·조선 등 4개 분야며 IT업종의 경우는 2분기 이후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IT분야를 발췌해 정리한다.
◇가전·부품=내년도 가전 및 부품분야의 주요 이슈는 TV 교체 수요확대와 이동전화 부품시장 활성화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전세계 디지털TV 시장 규모는 올해 90억달러 수준인 데 2005년까지 200억달러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TV 교체 주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한데다 하드웨어 및 콘텐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교체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이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의 업체들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어 관련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
투자 유망한 업체로는 세계 시장 점유율이 향상되고 있는 세트용 부품업체다. 삼성전자·LG전자의 경우 휴대폰 분야에서 30% 내외의 증가세가 예상되며 삼성전기·삼성SDI·대덕전자 등이 수혜 종목으로 떠오를 것이다. 부품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수혜 업체로는 삼영전자·대덕전자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도체=내년도 반도체시장 성장률은 올해 2% 보다 높은 17%를 예상하고 있다. 올해 지역별로는 미국 시장이 작년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아시아지역 반도체시장 규모는 작년대비 31%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아시아지역 비중은 2001년의 29%에서 2002년에는 37%로 높아질 전망이다. 내년에는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는 아시아지역의 급속한 성장에 힘입어 올해보다 17% 성장할 것이다.
내년도 D램시장에 가장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는 D램업계의 구조조정(선발업체의 시장 점유율 확대, 후발업체 퇴출)이다. D램업체간 원가 격차가 이미 40% 이상 벌어졌으며 업체간 설비투자 능력 차별화로 내년에는 선후발 업체간 원가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상반기중 예상되는 D램 경기 하강은 삼성전자 등 선발업체에는 오히려 기회요인으로 판단된다.
◇통신 서비스=2003년에는 유선과 무선사업자간 경쟁이 본격화된다. 유선사업자의 무선랜 서비스는 무선사업자의 3세대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보완 및 경쟁관계에 있다. 무선랜이 급속히 확산될 경우 무선사업자도 무선랜 시장에 직접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편 무선망 개방으로 무선사업자의 독자적 사업 영역이었던 무선인터넷 시장에 유선사업자 및 인터넷사업자가 가세해 무선사업자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선사업자는 유무선 통합 서비스를 제공, 기존의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유선인터넷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통신사업자들은 내년도에 잉여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주주가치 경영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내년도에는 특히 잉여현금이 자사주 매입 또는 배당확대 등에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경우 2조300억원의 잉여현금 중 25%를 배당금 또는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내년도 인터넷 광고 시장은 올해에 이어 활황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광고주협회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광고실사지수(ASI)는 114.6으로 올해보다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 다음·야후·NHN 등에 집중되는 과점화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특히 포털업체 1위인 다음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인터넷쇼핑몰 시장은 올해 대비 42.5%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무선광고 시장은 과거 SMS 위주에서 내년부터는 컬러폰 보급과 무선망 개방, MMS 확대 등으로 컬러사진과 화음을 이용한 EMS 및 MMS 광고의 활성화로 확대될 전망이다.
◇SI·SW=SW업종은 올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으며 내년에도 이같은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SI업종은 올해 공공부문 발주로 외형은 성장했으나 기업 수요의 감소로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기업의 IT투자가 늘어나기 전까지는 SI업종의 회복은 요원하다.
SW 수요가 증가하기 위해선 기업과 개인들의 PC 및 하드웨어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데 내년도 경기불황으로 CRM, EIP 등 일부 SW를 제외하곤 IT투자가 어려울 것이다. BSI지수도 올해 2분기 이후로 계속 떨어지고 있어 내년도 4분기 이후에나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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