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사설망(VPN)협의회 결성을 위한 물밑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노크래프트, 사이젠텍, 시큐어넥서스 등 5, 6개 VPN업체들은 협의회 결성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달 초에 결성될 전망이다. 이번 VPN협의회 결성은 올들어 VPN업계에 논란이 일었던 ‘K4e 등급’ 문제의 해결을 위한 업체간 연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K4e 등급 논란=퓨쳐시스템과 어울림정보기술이 방화벽 제품으로 국정원으로부터 K4e 등급을 받은 이후 대형 금융권 VPN 도입 프로젝트에서 K4e 등급을 받은 방화벽이 통합된 VPN 장비만을 도입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대형 금융권들은 프로젝트 전담업체 선정에 앞서 발송한 제안요청서(RFP)에 ‘K4e 등급 제품을 보유한 업체’만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고 명시해 K4e등급 방화벽 제품을 보유하지 못한 VPN업체들은 입찰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올해 금융권 대형프로젝트는 퓨쳐시스템과 어울림정보기술이 양분했으며 나머지 VPN업체들은 “VPN의 경우 보안등급 심사조차 없는데 수요처에서 방화벽 등급으로 한정을 짓는 게 이해가 안된다”며 “수요처의 이해부족으로 인해 일부 업체에게만 혜택이 돌아갔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VPN업체들이 단순한 불만표명에서 그치지 않고 최근 협의회 결성에 나선 것은 금융시장에 비해 2∼3배 가량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부공공기관 수요처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VPN업체인 A사의 한 관계자는 “일부 공공업체가 발송한 VPN 프로젝트의 RFP에도 K4e등급 제품을 보유한 업체만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한정지은 사례가 있다”며 “공공시장에서조차 참여하지 못할 경우 내년 상반기에 많은 VPN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이번 협의회 결성은 VPN업계에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까지 소극적인 대응에 나섰던 VPN업체들이 협의회 결성에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다. 협의회 결성에 참여하는 VPN업체들은 결성 이후 업체들의 공통된 의견을 수렴해 정통부,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등 관련기관에 문제해결을 위한 대책마련을 건의할 예정이다. 협의회 결성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B사 사장은 “협의회는 업체간 논의가 모아지고 있어 다음달이면 가시화될 것”이며 “협의회 차원에서 공문을 발송해 K4e 등급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