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규모 전문 컨설팅회사들이 약진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에서 선진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컨설턴트들이 잇따라 독립, 전문 분야를 선택해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곳은 네모파트너스·ABL·클래이만·N플랫폼·이언·마케팅랩·인베스트어스·엠로 등 10개사에 달하고 있다. 이들 컨설턴트는 대부분 매킨지·아서디리틀(ADL)·에이티커니·모니터 등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전략 컨설팅기업 출신들이다.
지난 2000년을 전후해 잇따라 설립된 이들 업체는 다국적 기업들과는 차별화된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면서 일부는 규모면에서 외국계 업체와 맞먹을 정도로 성장했다. 모니터 출신으로 왓슨와이어트 한국대표를 지낸 정택진씨가 주축이 돼 설립된 네모파트너스의 경우 전략·인사관리·6시그마·기업금융·교육 등 분야에서 100명 정도의 컨설턴트를 두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만도 30여개에 이르고 있다. 내달에는 미국계 컨설팅업체와 합작해 인사관리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매킨지 출신이 중심이 된 N플랫폼(대표 마상준)도 설립 1년여 만에 50여명 규모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다국적 컨설팅사들이 도맡아온 금융 부문을 대상으로 경영전략·전략기획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매킨지·에이티커니·모니터 출신이 주축이 된 ABL은 이동통신 업체들을 대상으로 경영·마케팅 전략 컨설팅을 중점 제공하고 있으며, 에이티커니 출신의 고동휘 사장이 맡고 있는 엠로는 구매 전략 컨설팅에 집중하고 있다.
아서디리틀 출신이 주축이 된 이언은 미국 SRI 및 유럽계 LEK컨설팅과 제휴를 맺고 글로벌 네트워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분야에서 해외 전문가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이티커니 출신 이승훈씨가 설립한 마케팅랩은 마케팅 분야, 아더앤더슨 출신들로 구성된 인베스트어스는 전략 컨설팅에 각각 사업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국적 기업에 비해 ‘브랜드’는 약하지만 인적 네트워크와 프로젝트 수행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사업영역에 집중하면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외국계 컨설팅사와 달리 고객의 변화하는 요구에 신속히 대응하는 ‘유연성’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전문 컨설팅사가 글로벌 네트워크와 다양한 해외 경험, 우수인재 확보 경쟁에서 외국계 업체에 비해 힘이 달릴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있다. 한 외국계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전문 컨설팅사들이 전문성을 꾸준히 추구해 나가는 문제와 지속적으로 우수인재들을 확보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