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가 변한다](5)시장전망

 디지털라디오방송(DAB)의 도입은 장기적인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라디오 수신기 시장에 새로운 혁명을 불러올 것이 확실하다. DAB는 고정형 라디오를 비롯해 휴대형 라디오와 차량용 라디오로 구분되는 아날로그 라디오 시장에 디지털이라는 무기로 새로운 시장의 개척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DAB의 콘텐츠는 PC·휴대폰·PDA 등과도 호환이 가능하다. 특히 일단 CD 수준의 뛰어난 음질로 음반시장의 새로운 유통경로로의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라디오 시장의 부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이동TV기능이 가미된다면 그 폭발력은 더 커질 수 있음은 자명하다.

 ◇차량용 수신기=내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지상파DAB는 도로·교통·날씨 등의 정보제공도 가능해 차량용 라디오를 중심으로 수신기가 급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DAB의 보급을 위해 정부가 새로 생산되는 차량에 DAB 수신기 장착을 의무화한다면 연간 약 140만대의 수신기가 시판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DAB 도입 초기에는 수신기 가격이 고가로 예상돼 일부 고급차량에만 장착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DAB서비스가 상용화된 영국에서 케임브리지사가 출시한 차량용 수신기를 예로 든다면 가격이 150파운드로 우리 돈으로 약 30만원 정도의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JVC·켄우드·파나소닉·파이어니어·소니·지멘스 등 유명 오디오 제조업체들이 DAB 수신기 시장에 진입하면서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DAB의 도입이후 수신기 대량생산과 가격하락이 가시화되면 현재 국내에 등록된 약 1300만대 가량의 자동차 시장이 DAB 수신기 보급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고정형 수신기=전통적인 라디오 수신기 시장인 고정형 오디오 시장은 시장전망 자체가 어렵지만 타 수신기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점을 감안한다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시장으로 손꼽힌다. CD 수준의 음질이 오디오 마니아들에게 어필한다면 DAB 고정형 오디오는 타 수신기와 차별적으로 고가의 명품 브랜드로 승부가 가능한 시장이다.

 만약 이동TV기술이 도입된다면 채널선택폭에 장애요소로 작용,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휴대형 수신기=DAB의 본격적인 상용 서비스와 수신기의 가격하락 추세가 시장에 자리잡을 경우 DAB 수신기의 정점은 흔히 ‘워크맨’으로 대변되는 휴대형 수신기가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워크맨이나 MP3에 빼앗겼던 시장을 재탈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현재는 고가형 시제품만이 선보이고 있지만 DAB의 대중화 이후 동영상 서비스까지 가능하게 된다면 가장 폭발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수신기가 휴대형 수신기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휴대형 DAB 수신기는 PDA와 유사한 크기와 형태로 음성서비스는 물론 데이터·영상서비스까지 수신이 가능하다. 특히 장기적으로 휴대폰이나 PDA 등 휴대형 통신장비와 결합된다면 휴대폰 시장에 버금가는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PC용 수신기=PC용 DAB 수신기는 저렴한 가격과 여러 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DAB 수신기의 초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테이프나 CD 등 특별한 저장장치 없이도 고음질의 오디오 서비스와 데이터, 동영상까지 손쉽게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출시되는 제품들은 윈도XP 운용체계가 있는 PC에 DAB 수신용 안테나를 USB포트에 연결,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들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유럽의 몇몇 업체들이 출시하고 있는 이 제품들은 PC를 통한 방송수신으로 MP3 파일로 녹음과 재생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수신기들이다. 가격도 10만원 정도로 초기 출시때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떨어져 보급확산이 기대되고 있는 제품들이다.

 특히 국내 이용자의 경우 PC활용도가 높아 초기시장 창출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음반사의 경우 이의 대비책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예측된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