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중국 무선인터넷시장

◆이상길 언플러그드미디어 사장

 중국 무선인터넷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 중국의 휴대폰 가입자가 연내 2억명에 육박하고 16화음 컬러폰이 급속하게 보급된다는 소식에 국내 무선인터넷 콘텐츠기업들이 크게 고무되고 있다. 너나없이 중국에 인맥을 만들고 지사를 설립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 세계적 기술력과 다년간 국내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시장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기반으로 과학적인 성공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 왜냐하면 중국정부와 망사업자들은 다른 어떤 업종보다도 강력한 자국기업 보호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발아기를 지나 개화기로 진입하고 있는 중국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우리 기업은 현지화, 네트워크 구축, 시장흐름 파악을 전제로 해야 한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기업의 첫번째 성공비결은 콘텐츠와 기술의 현지화 전략이다. 국내 기업 대부분은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둔 ‘목소리 벨’을 중국시장에 이식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이 콘텐츠가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시장분석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인을 사로잡을 수 있는 목소리 벨이 무엇인가에 대한 실증적 연구는 부족하다.

 우리 회사는 중국인의 귀를 사로잡는 1000여가지의 목소리 벨을 중국인의 음성으로 녹음해 중국 주요도시에서 3개월간 소비자 테스트를 거쳐 그 중 인기있는 목소리 벨 100가지를 최종적으로 서비스하기로 했다. 캐릭터 또한 ‘현지테스트’를 거쳐 인기가 검증된 콘텐츠를 서비스한다.

 기술 분야에서도 중국의 망사업자·단말기업체·무선인터넷사업자(MCP) 등이 현재 채택하고 있는 기술뿐 아니라 장차 채택할 표준기술의 흐름을 읽고 이에 맞춰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콘텐츠도 이에 맞춰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두번째 성공비결은 망사업자·MCP·단말기 제조업체와의 ‘네트워크 구축’이다. 중국에는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 등의 망사업자와 시나·넷이즈·소후 등 160여개의 무선인터넷사업자, 단말기 제조업체 등이 무선인터넷사업의 비즈니스 영역을 분할하고 있다. 이들은 사업계획·마케팅 기획·신상품 기획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무선인터넷사업자들은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미리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망사업자와 콘텐츠제공업체(CP)의 중간에서 콘텐츠 서버관리와 과금업무를 대행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조만간 망사업자의 파워가 절대우위를 차지할 전망이지만 지금 국내 기업이 중국 콘텐츠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무선인터넷사업자 및 망사업자 모두와 동등한 수준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예컨대 자신이 보유한 콘텐츠를 ‘시나’를 통해 ‘차이나모바일’에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양자 모두와의 전략적 제휴관계를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10개 이상에 달하는 중국내 단말기사업자와의 협력관계 또한 필수적이다. 자신의 콘텐츠가 각 단말기에서 완벽하게 서비스되도록 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국내 기업의 몫이기 때문이다. 각 회사의 단말기가 자신의 콘텐츠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적 협력과제 또한 온전히 국내 기업의 몫이다.

 세번째 성공비결은 ‘중국시장의 흐름에 능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needs)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중국에서 휴대폰은 비즈니스맨의 전유물에서 일반인들에게 광범위하게 보급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패션화·고급화·엔터테인먼트 위주로 휴대폰과 콘텐츠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경우 1분에 약 600원이 넘는 전화료와 별도의 접속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주머니가 가벼운 신세대 소비자층의 수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혁신적인 마케팅 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행정구역별 비즈니스 모델도 필요하다. 중국은 31개 행정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성별로 법률제도나 기반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접근을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술적인 상황도 충분히 고려해 상용 가능한 콘텐츠를 제작·공급해야 실패하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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