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는 실제 실적과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을까.
관련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의 경우 실적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인 데 반해 중하위권 기업들은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아주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달 18일 시장 예상치를 충족시키는 결과치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상승, 14일 현재 실적 발표일보다 4.1% 상승한 34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670에서 652로 2.6% 가량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아주 대조적이다.
표참조
삼성전자보다 하루 먼저 실적을 발표했던 LG전자도 비교적 양호한 실적치를 공개하면서 14일 현재 주가가 15% 이상 상승했다. 지난달 30일 실적을 공표한 삼성전기도 발표일보다 소폭 올랐으나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1.06%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시장초과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실적이 악화되거나 실적 악화 우려감이 제기된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의 경우는 예외없이 주가가 하락했다.
지난달 18일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은 수치상 안정적인 성장 기조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수익성 등이 시장 예측에 미달하면서 실적 발표일대비 14일 현재 주가가 1.9% 가량 떨어졌다. 지난달 21일 실적을 발표한 삼성SDI도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으로 주가가 3.9% 가량 밀린 상태다. KT도 지난 7일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작년 동기대비 120% 늘어났다고 밝혔지만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주가가 14일 현재 3% 이상 떨어졌다.
이에 비해 현대오토넷, 광전자, 신도리코, 한국컴퓨터 등 중소형 정보기술(IT)주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치를 내놓았으나 그에 상응하는 주가 상승세를 타지는 못했다.
지난달 31일 현대오토넷은 매출이 작년 동기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21.7%의 순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주가는 14일 현재 6.4% 이상 떨어졌다. 광전자도 같은 날 매출 증가세와 함께 순이익이 작년 동기에 비해 181.25%나 늘어났다고 발표했지만 14일 주가는 오히려 10% 이상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1.06%밖에 떨어지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다.
지난 11일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4%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한 신도리코도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발표일 6만3500원이던 주가는 14일 현재 6만1000원으로 3.9% 가량 떨어졌다. 같은 날 한국컴퓨터도 작년 동기에 비해 순이익이 136% 이상 늘어났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3% 가량 뒷걸음질쳤다.
김석생 우리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 집단에서는 실적 호전과 주가 상승이 깊은 연관이 있는 데 반해 중소형주들에서는 밀접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단순히 매출, 순이익이 얼마 만큼 증가했느냐에 주목하기보다는 사업수익성과 안정성을 갖춘 기업들로 관심종목을 압축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기업 실적 발표후 주가 등락률과 종합주가 등락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