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바이블
모한비르 쇼니·제프 자빈 지음
김영수 옮김
세종서적 펴냄
e비즈니스는 여전히 유효한 화두인가.
세종서적에서 펴낸 e비즈니스 바이블(원제 The Seven Steps to Nirvana)에는 명쾌한 대답이 숨어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성공기업의 조건은 비즈니스 혁신에 의해 좌우되며 그것은 바로 e비즈니스를 얼마나 잘 실현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기업들은 e비즈니스를 어떻게 현실화해 나가는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추진하는가를 고민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닷컴 열풍론이 거품론으로 바뀐 시점에,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품었던 환상이 실망으로 바뀐 시점에 왜 다시 e비즈니스를 거론하는가. 이 책의 저자인 모한비르 쇼니와 제프 자빈은 지금과 같이 인터넷에 대한 거품과 환상이 사라진 시기에 오히려 e비즈니스의 진가가 발휘된다고 믿고 있다. 바람잡는 e비즈니스가 아닌 경영혁신과 미래전략을 이루는 e비즈니스는 철저히 현실에 기반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책에서는 아마존이니 e베이니 하는 인터넷 열풍을 선도한 닷컴기업들의 성공사를 찾아볼 수 없다. 또 시스코니 루슨트니 선마이크로시스템스니 하는 e비즈니스 전도사격인 IT기업도 관심밖이다. 오히려 e비즈니스에 가장 더디게 반응하고 심지어 부정적이기까지 한 소위 굴뚝기업이 e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로 여기에 이 책이 갖는 차별성과 미덕이 있다.
저자 모한비르 쇼니는 e비즈니스는 비즈니스라고 말한다. 즉 e비즈니스의 목적은 비즈니스에 있지, ‘e’로 전환하는 그 자체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터넷과 e비즈니스라는 낯설고 획기적인 변화를 맞아 기업들은 지나치게 기술적인 접근에 치우쳐 있었다는 반성이기도 하다. “이제 e비즈니스의 e는 누구나(everybody) 혹은 향상된(enhanced)의 의미로 이해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더 큰 고객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향상된 비즈니스 수단을 좀 더 고민해야 할 때라고 역설한다.
이런 맥락에서 맥도널드나 페덱스의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맥도널드는 기업을 e비즈니스로 전환하면서 고객관계 관리, 협력업체관계 관리, 직원관계 관리 등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더 많은 정보를 얻고, 다른 기업들과의 시너지효과를 높이고 있다.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는 택배회사 페덱스는 모든 사업절차를 웹기반으로 재편해 고객 만족 극대화,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거뒀다. 고객은 웹을 통해 자신이 받아볼 화물의 위치를 언제라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페덱스에 대한 높은 로열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e비즈니스 비전에서는 e비즈니스를 둘러싼 많은 오해를 극복하는 작업이 주를 이룬다. 2장 진화편은 e비즈니스 전환이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는 지난한 진화과정임을 분명히 하고 준비단계와 발전과정을 언급하고 있다. 3∼5장은 e비즈니스 전략 탐구, 직원·외부고객·협력업체와의 관계 인프라 구축과 동기화 전략을 살핀다. 마지막으로 6장과 7장은 e비즈니스 전환에 투여되는 자본을 어떻게 조달하고 운영할 것인지를 살펴보고 기술중심의 오류를 극복하고 e비즈니스 조직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 제시한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