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코텍은 지난 8월 산업용 모니터 부품 구매에서 생산·영업·자재관리 등에 이르는 내부 업무시스템의 통합을 위해 ERP 구축을 완료했다. 이한구 사장이 모니터 생산라인 앞에서 ERP 도입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코텍은 지난해 9월 전사적자원관리(ERP) 도입 제안설명회를 통해 전사적인 합의를 도출했다. CEO의 의지만큼이나 전사적으로 ‘왜 ERP가 필요한지’에 대해 공감해야만 도입 이후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한구 사장의 생각 때문이다.
코텍은 마침내 지난 3월 ERP 구축전담팀을 만든 후 단위업무별 업무현황 분석 및 현업의 요구사항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후 업무재설계(BPR) 작업 등 약 4개월의 기간을 거쳐 지난 8월 ERP 구축을 완료했다.
ERP 도입배경에 대해 이한구 사장은 코스닥 등록기업으로 주주들의 신뢰를 쌓기 위한 투명경영을 위해서라며 수출기업인 만큼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반마련으로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가 현업 담당자로부터 보고받은 ERP 도입효과는 바로 이런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코텍이 ERP 도입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데이터 통합관리로 효율적인 수불관리가 가능해져 전체 작업시간의 약 30%가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에는 영업·구매·총무 등 각 부서에서 똑같은 품목을 여러 번 입력해야 했지만 이제는 데이터를 한 번만 입력하면 모든 부서에서 공유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런 자료 중복입력 방지에 따라 1일 결산체제 구축도 가능해져 신속한 경영시스템도 갖출 것으로 코텍은 기대하고 있다.
시스템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구축됐지만 과정은 결코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재규정해야 할 도큐멘트가 산적해 있던 데다 특히 코드화·표준화 작업에만 총 5개월을 매달려야 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적절한 변화관리 덕분이었다.
‘사람에서부터 모든 것이 나오고 이에 따른 기업의 문화가 성패를 좌우한다’는 이한구 사장의 경영철학이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변화관리에 관심을 갖게 했다.
코텍은 사용자 교육을 위해 매주 2회씩 담당자를 외부에 보내고 있으며, 시스템이 바뀔 때마다 전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임직원 채용시에도 ‘IT능력’에 따라서 채용여부 혹은 급여수준에 차이를 줄 정도로 기업의 디지털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정부가 코텍의 ERP 도입현황을 분석한 자료에서 ‘충분한 교육 및 컨설팅이 실시됐고 담당직원들의 ERP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와 숙련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로 나타났다.
코텍은 ERP 도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공급망관리(SCM), 고객관계관리(CRM) 등을 순차적으로 도입해 기업의 e전이(transformation)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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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회사인가
지난 87년 설립된 산업용 모니터 전문업체인 코텍(http://www.kortek.co.kr)은 2000년에 수출 3000만달러탑 및 동탑산업훈장을 받을 정도로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해온 회사. 올들어 정부에서 지정한 세계일류 상품을 배출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쓰리엠의 터치스크린 모니터(TFT LCD포함) 전량을 OEM 공급하는 계약을 맺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직원은 약 130명, 매출규모는 약 485억원(2001년도 기준) 수준이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