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지방세를 온라인으로 고지·수납하는 인터넷지로(EBPP)서비스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현재 232개 지자체 가운데 94곳이 수십종에 달하는 지방세의 고지 및 수납을 금융결제원의 EBPP서비스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전기·전화·건강보험·국민연금 등 4대 공과금도 EBPP서비스가 가능하다. 연간 2억건 정도로 추산되는 4대 공과금 발송건수 가운데 EBPP 비중은 1% 정도.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들어 매월 이용건수 증가율이 10%에 육박하는 등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EBPP서비스는 지난 2000년 한국전력의 전기요금고지와 수납으로 시작돼 현재 무시못할 규모로 확산되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은 011·017 통신요금을 EBPP로 처리하는 고객이 최근 10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체 1700만 고객으로 따져보면 5% 이상이다.
KT가 운영하는 빌플라자(http://www.billplaza.com)도 올해 말이면 회원수가 1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기·가스·신용카드 등 10여종에 이르는 과금을 통합한 덕분이다. 전문업체들의 실적도 적지 않은 비중으로 늘고 있다.
EBPP 전문 앳누리와 한국인터넷빌링은 각각 월 50만건 가량의 실적을 기록중이며, 네오빌도 36만건에 달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최근 들어 전기·가스·신용카드·아파트관리비·등록금·신문대금 등 과금 종류를 넓히면서 EBPP의 활용도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금융결제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국세·공과금·지로 등의 고지서 양식을 표준화하면서 EBPP 이용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업계가 추정하는 국내 EBPP 보급규모는 전체 고지서 발송건수의 10% 가량. 이 정도면 최소한의 대중적인 기반은 마련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과금 기관·업체나 보급수준에 비해 실제 이용률은 저조한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참여하고 있는 과금기관이 제한적이어서 사용자들의 불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앳누리 신재득 사장은 “이제 웬만한 기관들은 모두 EBPP를 도입, 운영하고 있지만 서비스가 제각각인 상황에서 이용자는 외면할 수밖에 없다”면서 “사업자나 서비스 통합 등 이용률 확대를 위한 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현재 개별 사업화를 진행중인 통신사업자나 전문업체, 금융결제원 등의 EBPP를 연계할 수 있는 허브 사이트의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자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전국 지자체들의 지방세 고지서 양식 표준화 방안도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모든 지자체의 지방세 내역이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지자체마다 독자적인 양식을 채택, 전산화작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결원 손기선 부장은 “지방세를 제외한 나머지 고지서 양식은 사실상 모두 표준화된 상태”라며 “EBPP는 적은 비용으로 큰 대민서비스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행정자치부와 전국 지자체의 개선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