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사와 한국커머스넷(회장 안병문)이 공동주관하고 한국전산원이 후원한 ‘제10차 e비즈클럽토론회’가 지난 16일 강원도 치악산 코레스코 콘도에서 열렸다. ‘e비즈니스 수익모델 뉴트렌드 및 추진전략’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회는 현재 e비즈니스를 표방하는 기업들의 최대 난제인 수익모델 창출과 시장활성화를 위한 상황인식 재고, 차세대 수익모델에 대한 전망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행사는 허순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의 주제발표와 정태명 e비즈클럽 회장(성균관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주제발표와 토론내용을 요약정리했다. 편집자
토론자
사회 : 정태명(e비즈클럽 회장·성균관대 교수)
주제발표 : 허순영(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토론 : 송관호(한국인터넷정보센터 원장)
현만영(아이마켓코리아 사장)
홍성찬(한신대학교 정보통신학과 교수)
김재민(더존디지털웨어 사장)
문홍집(대신증권 부사장)
신상철(한국전산원 단장)
강현구(롯데닷컴 이사)
박재천(코리아컨텐츠네트워크 사장)
◇사회=불황기를 맞은 e비즈니스업계에 수익창출 모델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오늘은 토론 참석자가 소속된 회사들의 현재 수익모델과 향후 시장전략에 대해 논의하기로 하자.
◇박재천(코리아컨텐츠네트워크 사장)=콘텐츠는 차세대 e비즈니스의 핵심 인프라다. 유통업체인 우리회사의 모델은 콘텐츠공급자(CP)와 웹사이트를 상호 연결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CP에서 웹사이트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데 필요한 소싱·커스터마이징·신디케이션·업데이트·정산 등 일종의 매니지먼트도 지원한다. 사업 초기에는 CP와 웹사이트들로부터 외면받았으나 최근들어 ‘콘텐츠 유료화’ 바람과 함께 CP로부터 콘텐츠를 판매해달라는 주문과 웹사이트업체들에 콘텐츠를 공급해달라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문홍집(대신증권 부사장)=온라인주식거래가 하루에 13억주가 넘고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 일일 거래량이 6만주다. 97년 전체 온라인거래가 1억주였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확산된 온라인주식시장은 경매와 역경매가 혼합된 경우라 할 수 있다. 현재 대신증권은 웹과 서버를 동시에 활용하며 ‘웹=아날로그, 서버=디지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만든 ‘대신사이보스2002’는 국내 증권업계 최초의 전산시스템으로 고객 눈높이에 맞는 메뉴 구성과 쉬운 이용법으로 정평이 나 있다.
◇송관호(한국인터넷정보센터 원장)=인터넷정보센터는 도메인시장에서 하나만을 가지고는 수익을 내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kr’ 이외에 한글도메인 쪽을 향후 사업방향으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한글도메인 표준화를 완성, 내년 3월부터 서비스할 예정이다. 또 향후 e비즈니스가 무선인터넷 중심으로 흐를 것으로 판단, 차세대 인터넷의 접점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 출시했다.
◇현만영(아이마켓코리아 사장)=우리는 고객중심의 e비즈니스 구현을 회사 전략으로 삼았다. 현재 B2B e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하는 기업고객들의 최대 관심사는 ’가격절감’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고객이 구매하던 가격을 기준으로 물량통합, 공급사슬 개혁, 글로벌 소싱 등을 통해 동일품목일 경우 10% 이상 인하된 가격으로 제공한다. 만일 가격을 내리지 못할 경우에는 마진을 받지 않고 거래만 연결해주는 역할도 한다. 우리는 또 내부 프로세싱에도 초점을 맞췄다. 즉 바이어-마켓플레이스-공급자로 이어지는 거래과정에서 발생하는 처리비용 최적화에 노력하고 있다.
◇김재민(더존디지털웨어 사장)=더존디지털웨어는 세무회계 전사적자원관리(ERP) 패키지를 만드는 회사로 오프라인 유통채널도 있다. 고객들의 업무효율화를 지원하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된 서비스와 2차원 바코드 기반의 서비스 등 다양한 모델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세무환경은 정부차원에서는 국세청이 세무행정 투명화, 세원확보 차원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업들 역시 세무시스템 정비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신상철(한국전산원 단장)=한국전산원의 대표적인 e비즈니스사업은 5인 이하의 ‘소기업 네트워크(정보화) 사업’이다. 지난해 시작 당시 해당업체들의 열악한 경영환경 등에 따라 확산에 애를 먹었지만 내년에는 상호협업 및 가치사슬과 연결된 매출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올해 역점을 둔 미용실 정보화의 경우 현재 각 미용도구업체들과 온라인상에서 연결돼 협업적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사회=e비즈니스는 기존 인식의 타파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성공적인 e비즈니스 구현을 위한 방향과 개선점은.
◇홍성찬(한신대학교 교수)=닷컴기업의 거품은 꺼진 지 오래고 순수 온라인사업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이 요즘 회자되는 말이다. 이와는 달리 최근 통신부문의 변화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선이 무선으로 옮겨가고 있고 통신산업과 타산업의 융합현상도 심상치 않다. 따라서 향후 e비즈니스 수익모델은 이러한 시대변화에 맞는 모델로 좁혀질 것이다. 단순 상품이나 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모바일을 기반으로 5C(Commerce, Cordination, Content, Community, Communication)를 통합한 서비스모델이 그것이다. 결국 기업들은 현재의 비즈니스모델을 재조정하고 고객중심의 가치제공형 e비즈니스모델로의 변신을 서둘러야 한다.
◇강현구(롯데닷컴 이사)=e비즈니스에서의 수익모델 창출은 어려운 과제다. 당장 롯데닷컴은 B2C를 하고 있지만 그 마진 폭은 오프라인업체보다 훨씬 작다. 할인점의 경우 대략 사업개시 2년 후면 수익이 나기 시작한다. 현재의 온라인시장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완벽한 완전경쟁시장이면서 고객확보를 위해 커뮤니티와 로그인에 매달려야 하는 실정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뜨내기가 많아 고객확보가 어렵다는 데 있다. 결국 변동비가 평행선을 그리는 것이 인터넷이다. 대안은 거래량을 늘려 매출을 신장시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신상철=국내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이 e비즈니스 도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현실이 최대 걸림돌로 생각된다. 전통산업 IT화의 궁극적 목적인 기존 산업구조와 가치사슬을 혁신시키기 위해 소기업형 e비즈니스모델의 개발 및 보급이 시급하다. 업종별 협회 및 조합 등 직능단체, 솔루션 개발업체 등 IT기업이 참여하는 정부차원의 시범사업을 대폭 늘려야 한다.
◇박재천=향후 온라인 등 e비즈니스사업의 향배를 좌우할 핵심 인프라로 콘텐츠가 꼽힌다. 기업들은 새로운 콘텐츠의 개발과 이를 효과적으로 유통시킬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송관호=우리나라의 인터넷 인구는 2600만명이지만 대부분이 10∼20대라 할 수 있다. 결국 인터넷 강국 한국은 젊은층이 주도세력인 것이다. 이들을 분석하고 전략적인 타깃 마케팅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김재민=e비즈니스가 활성화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을 많이 쓰는 세대인 40∼50대들이 e비즈니스를 너무나 모른다는 데 있다. 따라서 현재의 20대층이 30대층이 되는 10년 후에는 e비즈니스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 수익모델이 태동되기 전에 기가 꺾여 그만두는 기업들이 더이상 늘어나서는 안된다.
<정리=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