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통신기기산업이 내년에도 CDMA시장 확대와 컬러이동통신단말기를 비롯한 교체수요 증가로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반해 그동안 국내 수출을 주도해온 반도체산업이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회복세를 보이고 가전, 디스플레이기기산업의 내년 성장률도 약간 둔화돼 전체적으로 국내 IT산업이 내년에는 10% 내외의 저성장에 머물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은 17일 본지가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4개 국내 민간 및 국책 경제연구기관의 ‘산업별 경기전망 보고서’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나타났다.
민간·국책 경제연구기관이 이처럼 내년 IT산업에 대해 회복세 둔화를 점치고 있는 것은 미국 등 세계 IT경기가 불확실한데다 중국의 맹추격, 정권교체·대북관계 등 국내 정세 불안정을 비롯한 불안요인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IT경기를 주도해온 반도체의 경우 삼성경제연과 산업연은 내년 하반기부터 PC 교체수요 확대, IT투자 회복 등으로 생산이 13∼15%, 수출이 12∼16.5% 정도 각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경제연은 이들 연구기관과 달리 내년 반도체 생산과 수출증가율이 각각 21.2%, 23.2%로 고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내년 반도체시장이 올해에 비해 20% 내외 성장할 것으로 보는 세계 주요 조사기관들의 예측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이 내년 반도체시장을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최대 수요처인 PC시장이 내년 성숙기에 접어들고 수요를 견인할 획기적인 OS가 없어 10%내의 한자릿수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이동전화단말기를 중심으로 한 통신기기 분야는 올해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수출이 15∼35%까지 늘어나면서 IT경기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의 경우 현대경제연이 30% 성장, 나머지 3개 연구기관은 8.7∼12% 성장을 내다봤고 수출은 현대경제연이 35%, 나머지 연구기관이 15∼20% 성장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은 특히 내년 세계 IT투자가 올해대비 9% 증가해 경쟁력있는 국내 통신기기의 수출이 큰 폭 늘 것으로 보고 내수, 수출, 생산 등에서 모두 30%가 넘는 고성장을 전망했다.
민간·국책 연구기관들은 하나같이 무선인터넷·컬러폰 등 신기능 제품의 수요증대로 인한 무선단말기 내수시장 확대, 차세대 초고속통신망 구축, 유무선 통합 등 투자증대에 따라 VDSL장비, 광전송기기, 무선랜장비의 수요증가 등이 내수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측했다. 수출도 중국 등 신흥 CDMA 국가의 시스템 고도화 등에 따라 지속적인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월드컵 특수와 부동산경기 활성화로 인해 올해 20% 이상 성장했던 AV 등 첨단 디지털가전산업의 내수는 내년에 12%대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수출의 경우 주요 선진국의 디지털방송 전환 완료, 미국 FCC의 튜너 장착 의무화 등 사업환경 측면의 호재에 힘입어 올해와 달리 내수 증가율을 뛰어넘는 14%대 성장을 예상했다.
이들 경제연구기관은 이밖에 디스플레이 분야의 경우 TFT LCD시장의 성장둔화, CRT시장 축소 등으로 인해 내년에 전체적으로 정체현상이 전망되며, LCD모니터 역시 확연한 증가율 둔화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산업연구원의 주대영 박사는 “전통산업의 견인없이 IT산업만의 자생 성장은 이제 더이상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전통산업의 뚜렷한 회복요인이 없는 만큼 정부가 나서 신규 IT수요를 적극 창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주요 민간·국책 연구기관 보고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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