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우량株 전체 매출 `좌지우지`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이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3분기(7∼9월) 실적만을 놓고 볼 때는 전분기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이번 실적 발표 결과를 종합해 보면 거래소와 코스닥내 기업간 차별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코스닥 기업들의 순이익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에 발표된 3분기 실적의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편집자

 

 ◇거래소=516개 법인의 누적 분기 순이익이 21조8508억원을 기록함으로써 지난 2000년 분기 실적 제출 이후 최대 실적을 일궈냈다. 이 같은 결과는 미국경제 회복지연, 환율하락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수익위주 경영과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특히 반도체 및 정보통신부문의 매출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전자업종과 통신업의 실적 호조세가 두드러졌다. 전기전자업종의 누적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12.8%나 늘어난 48조5859억원에 달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180.69%나 증가한 6조648억원이나 됐다.

 통신업의 호조세도 다른 업종을 압도했다. 통신업의 누적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13.88%나 늘어난 15조7372억원에 이르렀다. 영업이익도 21.51%나 늘어난 3조8138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전체 누적실적에선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개별 IT기업의 3분기 자체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거래소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에 비해 각각 0.12%, 5.63%씩 감소했다. 반도체가격 인하, 환율하락과 PC 등 반도체 수요경기가 계속해서 침체상황을 벗어나지 못한 것을 반영했다.

 통신업종의 대표주자 SK텔레콤과 KT의 3분기 실적은 다소 엇갈렸다. SK텔레콤이 3분기에 전분기 대비 5.26% 증가한 2조2236억원의 매출과 2.39% 증가한 722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반면 KT는 전분기대비 0.42% 줄어든 2조8782억원의 매출과 6.06% 감소한 423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중견 IT기업인 신도리코, 아남반도체, 한국전기초자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모두 직전분기에 비해 줄었다.

 전체 상장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55%로 작년 동기대비 1.04%포인트 증가했다. 1000원의 매출을 올려 약 76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지난해에 비해 1원 이상의 이익을 더 내고 있는 것이다.

 총부채규모도 작년 동기에 비해 24조3176억원이나 줄어들었으며 부채비율도 112.8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5%포인트 감소,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IT기업 237개사의 3분기(7∼9월) 실적은 직전 분기인 지난 2분기와 비교, 매출은 2.8% 증가하고 순이익은 143%나 늘어났다. 이는 비IT기업의 매출이 2% 감소하고 순이익이 27% 증가한 것에 비하면 크게 앞선 규모다.

 IT기업들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고 순이익은 43% 증가했다. 단순 집계상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사상 최대였지만 실적은 양극화가 심각했다. 실적호전 기업은 통신서비스·홈쇼핑방송·게임업체 등 시가총액 상위 IT관련 기업에 집중됐다. KTF의 경우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3조9690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23% 증가했고 순이익 역시 4404억원으로 75.7% 늘었다. LG홈쇼핑도 매출과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83%, 113% 증가했고 SBS도 매출액이 34%, 순이익이 116% 늘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매출액 1168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36.1% 늘었고 적자에서 벗어나 순이익 479억원(5028%)을 기록하는 등 코스닥의 수익성 개선을 주도했다.

 반면 코스닥 벤처기업들은 올 3분기에도 71개사가 적자전환했고 50개사는 적자를 지속했다. 전체 벤처 244개사 가운데 120개사가 적자를 기록해 절반 가까이 수익을 내지 못했다. 흑자로 전환한 기업은 17개사로 벤처기업 전체의 8%에 그쳤다.

 코스닥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 추이에서는 정체나 소폭 둔화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상반기까지 실적호전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누적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성장성과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지만 3분기만 놓고 봐서는 개선점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분석대상기업 563개사의 분기순이익은 483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0.1% 늘었고 경상이익은 10.0% 증가한 6985억원이었다. 그러나 매출액은 0.5% 줄어든 13조9223억원, 영업이익은 3.0% 감소한 991억원에 그쳤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