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상장·등록된 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3분기 실적을 2분기와 비교할 때 눈에 띄게 개선되지는 않았지만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15일 공식 실적 발표전, 한달여에 걸쳐 실시된 사전 실적발표는 투자자들을 다소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보통 ‘보도자료’ 형식으로 배포돼 언론이나 공정공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 사전 실적발표 형식은 그야말로 ‘제각각’이었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비교대상을 전분기로 제시한 기업이 있는가 하면 작년 동기와 비교해 증감률을 발표하는 등 기업별로 비교시점이 서로 달랐다. 또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실적만 발표하고 이를 작년 동기와 비교한 기업도 많았다.
이는 분기실적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포장’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적이 양호한 기업은 이를 더욱 부각시키고 악화된 기업은 실적을 감추려다 보니 각자에게 유리한 기간을 비교하거나 발표한 것이다.
실제로 A사는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 실적만을 제시하면서 작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15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3분기 순이익만을 놓고 보면 지난 2분기보다는 40% 감소했다.
현재 금감위 규정상 분기 실적 공시는 누적을 원칙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을 제시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어차피 의무사항도 아닌 사전 실적 발표를 실시하면서 전년 대비 크게 악화됐던 지난해 실적만을 비교하고 전분기와의 비교수치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감소한 3분기 실적이 주가에 주는 충격을 막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미국의 예를 받아들여 가장 유용한 해당 분기 실적 평가 시점이 직전 분기라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떤 것이 가장 좋은가에 대한 의견이 정립된 것은 아니어서 비교 시점을 언제로 잡으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사전 실적 발표 관행만은 바로 잡아야 한다. 해당 분기 실적을 전분기 및 전년 동기와 비교한 수치, 누적 실적을 전년 동기로 비교한 수치를 함께 발표하는 것도 투자자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일 수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노력이 실적이 다소 부진해 단기간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장기간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디지털경제부·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