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세탁기 시장의 주류 상품이 미국형 와류식세탁기에서 드럼세탁기로 전환되면서 드럼세탁기에 대한 관심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드럼세탁기는 삶는 기능과 건조기능까지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많은 국가들이 환경보호 및 자원절약을 위해 에너지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친환경 가전제품이라는 장점을 바탕으로 차세대 세탁기 시장의 주류제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드럼세탁기시장에서 본고장 유럽을 비롯, 북미·호주·아시아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일렉트로룩스(대표 한스 스트라버그 http://www.electrolux.com)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이다.
스웨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일렉트로룩스그룹은 일렉트로룩스·자누시·아에게·유레카·프리지데어 등 프리미엄 드럼세탁기시장에서 최강의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을 자랑한다. 연간 1000만대의 냉동냉장고를 생산하며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 회사는 연간 700만대의 세탁기, 식기세척기를 생산하며 지난해 14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세탁기를 생산하는 일렉트로룩스그룹의 가장 큰 경쟁력은 7, 8초에 한 대의 드럼세탁기를 생산할 수 있는 완전자동화 공장에서 나온다. 이탈리아 포르시에에 위치한 드럼세탁기 공장은 하루평균 1만1500대의 제품을 생산해 일렉트로룩스·자누시 등 명품브랜드로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전체 생산라인이 컨베이어 벨트 및 자동화 공정으로 움직이는 이 공장은 지난 90년에 비해 생산라인의 인력이 23% 감소했으나 생산량과 생산성은 오히려 각각 69%, 126%씩 증가했다.
이 회사는 다른 소비자, 다른 글로벌시장(different people, country)에 맞는 제품개발만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지역별로 7개의 디자인센터(IDC)를 두고 현지 적응형 제품을 개발, 판매중이다.
실제로 일렉트로룩스는 인도시장 공략을 위해 골드계열의 드럼세탁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아시아 시장에서는 실버와 메탈 소재를 접목한 제품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렉트로룩스그룹은 또한 드럼을 둘러싸는 ‘카보란’이라는 환경친화적 플라스틱 제품을 개발, 타기업에 앞서 환경규제에 대비하는 철저함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자사의 세탁기가 전력소비량과 물사용량에서 기존 제품에 비해 40%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창출한다는 점을 세일즈포인트로 활용하면서 소비자의 만족도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일렉트로룩스는 최근 드럼세탁기 투입구의 지름을 확대해 사용자들이 세탁기의 내용물을 쉽게 확인한 뒤 인출할 수 있도록 한 인체공학적 제품을 개발했다.
일렉트로룩스는 특히 오는 2004년 폐기물처리법이 시행된다면 그동안 환경친화 기업으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적 1위 기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환경친화적 제품개발을 추가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이 시장에 올들어 새롭고도 강력한 도전자가 나섰다.
LG전자가 드럼세탁기 판매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고 일렉트로룩스·아에게·자누시 등 프리스탠딩 및 빌트인 드럼세탁기 시장의 최강자 일렉트로룩스그룹 또한 중국·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하기 시작했다.
와류식을 주로 생산하던 후발 LG전자(대표 구자홍 http://www.lge.com)는 올초부터 에어컨에 이어 세탁기를 글로벌 1위 품목으로 육성시키기 위해 나선 대표적 기업이다.
지난 1월 ‘트롬’ 드럼세탁기를 개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LG전자는 빌트인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 증가를 바탕으로 그동안 일렉트로룩스·아에게·자누시 등 외산 브랜드가 지배하던 국내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키는 주역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 드럼세탁기 시장공략에도 나서고 있는 LG전자는 10㎏, 7.5㎏ 등 대용량 세탁기를 통해 최근 에너지 규제 등으로 드럼세탁기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북미, 오세아니아 시장에서 본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특히 LG전자는 드럼세탁기의 본고장인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빌트인 가전제품에 대해서는 기존 의 7㎏급으로 공략하는 한편 초대형 수요는 10㎏급 신제품으로 대응하며 세계 최강인 일렉트로룩스 등의 기업에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는 내수시장에서 맞벌이부부, 신혼부부 및 빌트인 수요의 증가추세에 대응하고 건조기능을 부가한 제품비중 확대와 대형화를 통해 일렉트로룩스·아에게 등 세계적 기업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LG전자는 특히 국내 소비자들의 대용량 제품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7월 10㎏ 용량대 제품을 선보이면서 종전 5∼7㎏급 제품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던 외산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일렉트로룩스와 LG전자의 공통점은 소비자들의 편리성을 제품 개발의 최우선 순위에 둔다는 점이다.
스웨덴의 대표기업인 에릭슨과 홈네트워킹 프로젝트인 ‘E2’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중인 일렉트로룩스그룹과 LG전자가 세계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향후 벌일 한판 승부를 기대해 본다.
◆김쌍수 LG전자 디지털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장
LG전자의 백색가전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디지털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장 김쌍수 사장(58)은 지난 1월 ‘트롬’이라는 브랜드명으로 드럼세탁기를 본격 런칭하며 국내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견인, 시장공략과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했다. LG전자는 일단 2004년까지 국내에서 전자동 세탁기와 트롬의 판매비중을 50 대 50 정도로 높여갈 예정이다.
드럼세탁기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1400만대 규모의 세탁기시장에서 드럼세탁기가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
김쌍수 사장은 “5㎏급이 주류였던 유럽시장이 최근 7㎏급의 대용량으로 소비자의 니즈가 변화하고 있다”면서 “LG전자는 7㎏급뿐 아니라 최근 출시한 10㎏급 초대형 제품을 중심으로 정통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강자로 떠오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LG전자의 드럼세탁기 세계시장 진출은 지난해부터 급속히 늘어났다. 98년 10여개국에 3만대를 공급한 데 이어 2001년에는 20여개국에 30만대, 올해 50개국에 40만대, 내년에는 70여개국에 약 100만대 규모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호주시장에서 영업 및 마케팅을 강화해 2004년 호주 세탁기 시장 점유율 1위로 부상한다는 목표다.
김 사장은 “이미 유럽과 일본의 가전업체로부터 10㎏급 트롬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해달라는 요청이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나 인지도면에서 세계적으로 급부상했다”며 “앞으로 유럽시장을 비롯해 미국·호주 등지를 중심으로 세계시장 공략의 고삐를 더욱 바짝 조일 예정”이라며 각오를 내비쳤다.
◆한스 스트라버그/ 일렉트로룩스 CEO
일렉트로룩스 가전사업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한스 스트라버그(46)는 ‘세계 최고의 선택(Global No1 Choice)’을 기치로 내걸며 일렉트로룩스를 포함한 자누시·아에게(AEG) 등 다양한 브랜드의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기업의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스트라버그 사장은 유럽·미주 및 아시아시장별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로 현지시장을 공략하는 ‘멀티 브랜드’ 전략을 추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역별 생산기지화 전략을 통해 전세계 백색가전부문에서 또다른 신화를 일궈가고 있다.
그의 경영은 소비자들이 브랜드파워와 높은 기술력을 자랑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기꺼이 소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본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스트라버그 사장은 지난 98년부터 청소사업부(Floorcare)와 소형가전사업부의 수석 부사장으로 임명되면서 그룹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고 지난 4월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이에 앞서 87년 세탁기와 식기세척기사업부의 해외관리팀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92년 청소기사업부, 95년 북미지역 백색가전사업부에서 생산개발을 담당했었다.
온화한 성격이지만 합리적인 사고를 추구하는 그는 “가전사업의 미래가 없다는 일각의 문제제기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으며 다만 경쟁력 부재로 사라지는 기업은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기업인 일렉트로룩스는 핵심사업에 대한 집중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고 힘줘 말한다.
그는 특히 “혁신적이고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면 글로벌시장에서 2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다”며 “앞으로 일렉트로룩스는 생산라인의 현지화 및 시스템화를 통해 현지 소비자들이 최신 제품을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Just on Delivery) 전략을 더욱 구체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일렉트로닉스·LG전자 현황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