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간으로 구성한 민관합동 IT산업 해외진출 추진위가 18일 마련한 10대 과제는 세계 IT경기의 불황에도 불구, 순항하는 국내 IT산업을 하루빨리 세계화해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정보통신부는 초고속인터넷과 디지털콘텐츠를 국내 IT산업 세계화의 첨병으로 내세우겠다고 밝혀 두 산업의 해외시장 진출이 앞으로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렇지만 여러 산업이 복합된 IT산업의 특성에 걸맞게 정부부처마다 흩어진 IT정책의 조율과 공조가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시급한 IT산업 세계화=국내 IT산업 수출은 10월말 373억달러를 돌파했고 지난 10월에는 작년대비 38.3%가 증가해 8개월 연속 수출이 늘어났다. 극심한 불황을 겪는 세계 IT경기와 사뭇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은 CDMA방식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등 특화된 우리 IT산업의 특성에 힘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내수 의존도가 높으며 성장에 한계가 있다.
이에 정부와 업계는 국내 IT산업의 글로벌화를 적극 모색했고 이날 두번째 회의를 가진 민관합동 IT산업 해외진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우리 IT산업의 본격적인 세계화가 추진되고 있다.
◇해외진출 전략의 방향=크게 국내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틈새시장의 개척으로 요약된다.
국내 IT업체들은 국내에선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아직 세계 수준에서 보면 미약하기 짝이 없다.
이날 추진위가 기술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IT마케팅 인력양성을 10대 과제에 넣을 정도의 수준이다. 세제지원도 미약하고 해외 정보수집도 허술하다.
10대 과제의 대부분은 이러한 약점보완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려는 것도 전략의 한 축이다. 초고속인터넷이 대표적이며 디지털콘텐츠도 유망 분야로 손꼽힌다.
지난주 미국 디지털콘텐츠산업계를 돌아본 정통부의 김창곤 정보화기획실장은 “미국에선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높게 평가했으며 이를 활용할 경우 디지털콘텐츠 산업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책공조 시급=해외진출 추진위가 이번에 마련한 세부 전략에 대해 산업계는 “다소 개선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벤처기업 사장은 “기술만 갖고도 수출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하나 담보가 없이는 여전히 금융지원을 받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콘텐츠 산업육성만 해도 정통부와 문화관광부의 업무가 중복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정통부 관계자는 “IT정책의 경우 갈수록 다른 부처와 협의해야 할 사항이 많아 시간도 많이 걸리고 업계의 애로사항을 충분히 반영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IT수출 활성화 전략이 탄력을 받으려면 민간 업체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춰야 하지만 정책 당국간 협력도 절실한 셈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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