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곤 교수 한림대 국제학대학원 전시학과
전시회는 주최자·참가기업·참관객이 삼위일체가 되는 종합 마케팅의 장이다. 주최자의 강력한 의지와 참가 업계의 탄탄한 준비, 참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이 혼연일체를 이뤄내야만 성공적인 결실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전시회는 또한 해당 산업의 기술력을 가늠해보는 대규모 기술 발표의 자리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유수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거나 시장규모가 큰 지역에서 어김없이 전시회가 개최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덕분에 전시회는 국제 교역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13위의 교역규모를 자랑하고 있지만 국제적인 전시회의 양적·질적 수준은 크게 저조한 실정이다.
그 원인은 전시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뒤처져 있고 정부지원 및 전시회 개최 노하우가 떨어지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전시회의 성패 요인은 국내외 마케팅 역량을 제고시키고자 하는 주최자와 참가기업의 열정이다.
우리가 스마트카드 전시회의 중요성에 주목하는 것은 미래의 카드 매체로 이미 오래전부터 성장성이 예견돼 온데다 국내 업계의 산업적·기술적 역량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카드가 대표적인 대중화 사례다. 최근에는 휴대폰에 칩카드가 내장되면서 조만간 외형을 불문하고 활용도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스마트카드 시장의 역사는 비록 일천하지만 그 응용분야의 기술력은 IT강국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세계적으로도 호평받고 있다.
또한 어느 나라보다 활발한 시장 창출 노력을 감안해 볼 때 해외업체들도 국내시장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국내시장의 자생력을 확보하고 우수 기술을 적극 발굴, 해외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전문 전시회의 필요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고 판단된다. 내년 1회 행사를 맞이할 ‘까르떼코리아2003’이 세계 카드산업의 중심지로서 국내시장이 성큼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