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시장 `MS 돌풍` 불까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고객관계관리(CRM)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등장하고 있다.

 MS는 다음달 중으로 중견·중소기업을 겨냥한 자체 CRM 솔루션을 출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로써 MS는 중견·중소기업용 자체 CRM을 비롯해 시벨시스템즈와의 제휴에 힘입은 대기업용 CRM, 지역별 전문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중소기업용 CRM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CRM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MS는 지난 3분기에만 전세계 기업용 솔루션사업에서 68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그레이트플레인스와 네비전을 인수하는 등 CRM분야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는 윈도만으로는 웹서비스와 같은 미래시장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렇듯 MS의 기업용 솔루션 사업강화가 CRM분야로 집중되면서 공영DBM·위세아이텍·비아이씨엔에스·씨씨미디어 등 국내 데이터웨어하우징(DW) 및 CRM 전문기업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관련업체들은 MS의 차세대 IT서비스 플랫폼인 닷넷(.NET)을 자사의 솔루션에 채택했기 때문에 MS의 CRM사업 향배를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MS의 중견·중소기업용 CRM 사업전략에 따라 닷넷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제품에 적용할 것인지, MS CRM을 공급하는 채널영업을 새로 추진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주성 비아이씨엔에스 대표는 “MS가 플랫폼(닷넷)을 제공하고 국내 전문기업들이 맞춤형 CRM 솔루션을 공급하는 협력관계의 장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MS의 자체 CRM과 국내기업들의 닷넷 기반 CRM의 영업목표가 다르게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달리 업계 한 관계자는 “MS가 중견·중소기업용 CRM 솔루션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경우에는 MS와의 파트너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변화를 예상케 했다.

 한편 MS가 그룹웨어인 ‘익스체인지’와 경량형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인 ‘SQL서버 2000’을 내세워 기업용 솔루션시장에서 사업영역을 꾸준히 넓혀온데 이어 이번에 중견·중소기업용 CRM을 추가함으로써 IBM, 오라클, SAP 등과의 전면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