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컨설팅사-토종SI업체, 손잡는다

 경쟁관계였던 다국적 컨설팅회사와 국내 컨설팅·SI회사간 제휴가 잇따르고 있다. 제휴방식에서도 특정 프로젝트에 한정됐던 일회성에서 중장기 협력관계 모색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같은 배경은 다국적 컨설팅회사들의 경우 대기업 소속의 SI회사들과의 제휴를 발판으로 해당 그룹의 컨설팅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기회를 잡겠다는 전략에서 비롯된다. 반면 국내기업들은 다국적 기업의 글로벌 ‘브랜드’와 ‘네트워크’ 이미지 확보하여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회하겠다는 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사업영역을 전략·비즈니스 프로세스 분야로 확대하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삼성SDS의 IT컨설팅부문 자회사인 오픈타이드코리아가 가장 먼저 가시화시켰다. 오픈타이드코리아는 캡제미니언스트&영(CGE&Y)과 아서디리틀(ADL) 등 다국적 컨설팅기업과 잇따라 사업제휴를 맺었다. CGE&Y와는 삼성그룹 관계사의 정보화 전략 프로젝트들을 협업형태로 공동 수행키로 했다. 이에따라 CGE&Y는 삼성을 중장기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발판을 확보하게 됐다. ADL 역시 삼성그룹 관계사의 확보와 함께 기존 고객사의 IT기반 컨설팅 요구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정태수 ADL 한국지사장은 “사업 영역과 시장 확대를 위해 한국내 컨설팅회사 1∼2개사와 제휴를 더 맺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딜로이트컨설팅도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제휴를 계획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그레이엄 바라과나스 아시아태평양·아프리카 총괄사장은 “SI업체를 포함한 전문업체들과 광범위한 제휴를 맺어 전략과 실행, 아웃소싱 수요에도 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영환 에이티커니한국지사 사장도 “한국 업체들과의 제휴는 물론 합병도 모색하고 있으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 컨설팅사들도 다국적 기업과의 제휴에 적극적이다. 네모파트너스는 다음달 미국의 SBTI사와 공동출자해 6시그마 컨설팅 전문회사 ‘네모 시그마그룹’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네모파트너스 측은 “6시그마부문 컨설팅분야의 해당 전문가를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활용하기 위해 손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또 싱가포르의 인사부문 컨설팅회사와도 제휴를 협의 중이다. 이언도 최근 미국의 SRI사에 이어 유럽계 LEK컨설팅과 제휴를 맺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LGCNS의 컨설팅부문인 ‘엔트루컨설팅’도 상반기 중에 미국계 인사관리부문 컨설팅회사 윌리엄머셔와 제휴를 맺었다.

 고영채 베어링포인트코리아 사장은 “한국 업체들과는 경쟁관계에 있으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때가 더 많다”며 “SI업체들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후연 오픈타이드코리아 사장도 “프로세스·비즈니스 전략에다 IT를 가미하는 컨설팅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