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인구 5만의 조용한 도시 스웨덴 베스터빅. 세계 최대의 백색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의 진공청소기 공장이 자리잡은 이 곳에서는 진공청소기 생산라인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전세계 청소기 시장에서 20%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일렉트로룩스의 청소기 공장은 총 50개의 생산라인에서 연평균 150만개의 모터와 100만개의 완제품을 생산한다. 이 공장의 가장 큰 경쟁력은 5분만에 조립라인의 제품을 다른 제품으로 바꿀 수 있는 탄력성에 있다.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모든 공정라인이 자동화돼 먼지봉투없는 청소기 ‘사이클론’을 생산하다가도 불과 5분만에 간판상품인 ‘옥시즌’ 청소기로 생산라인을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공장에선 인공지능 로봇청소기 ‘트릴로바이트(Trilobite)’가 생산돼 현재 유럽과 일본에서 시판중이며 국내에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인생을 즐기는 시간(Time to enjoy life)을 제공한다’는 모토로 개발된 트릴로바이트는 목표물을 정확히 찾아가는 크루즈미사일 기능과 카내비게이션 및 청소기 기능이 결합된 제품이다. 청소시간을 기존 제품에 비해 25%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일렉트로룩스의 한 관계자는 “트릴로바이트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보다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를 가져다 줄 것”이라면서 “현재 유럽에선 1500유로에 시판중”이라고 덧붙였다.
사흘 뒤 찾은 이탈리아의 포르시에 공장은 드럼세탁기를 비롯해 시스템키친, 빌트인 가전 등 일렉트로룩스그룹이 자랑하는 백색가전 생산의 전초기지다.
이곳 역시 거대한 규모와 완전 자동화된 생산라인이 첫 눈에 들어왔다.
포르시에 공장은 일렉트로룩스, 자누시(Zanussi), 아에게(AEG) 등 다양한 브랜드를 가진 이 회사의 드럼세탁기를 하루 평균 1만1500대씩 쏟아낸다. 이 공장에서 8일간 생산되는 물량이 한국내 드럼세탁기 전체 시장규모에 육박하는 셈이다.
특히 포르시에 공장은 차세대 시스템키친 시장의 선점을 위해 냉장고, 드럼세탁기, 식기세척기, 오븐 등 디지털가전 제품을 인터넷과 결합해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실현시킨 ‘라이브인(Live-in)’ 개발을 한창 진행중이다.
이 제품은 전력선 통신을 이용한 홈네트워크형 가전으로 개발됐으며 주파수방식(RF)에선 일본 도시바와의 제휴를 통해 아시아 시장 공략도 할 것이라고 일렉트로룩스 관계자는 밝혔다.
휴대폰으로 외부에서 작동상태를 제어할 수 있는 ‘라이브인’은 내년 9월께 전세계에 첫선을 보인다.
<스톡홀롬=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