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네트워크업체의 한국지사가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및 유럽지역 통신사업자들의 파산과 투자축소로 세계 통신시장이 극심한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한국 통신시장은 비교적 안정기조를 유지하면서 스리콤과 리버스톤네트웍스·파운드리네트웍스 등 다국적 네트워크장비 업체들의 전체 매출에서 한국지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IT업계 다국적기업 한국지사의 매출비중은 1% 정도가 평균적이지만 네트워크분야에서의 한국지사 매출비중은 최근 적게는 4%에서 많게는 15%를 넘어서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세계 IT경기의 위축으로 한국시장의 중요성이 높아가고 있다는 것과 함께 다른 한편에서는 네트워크산업에서의 외산의존도가 커지고 상대적으로 국내 네트워크산업의 위축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2002년 회계연도에 전세계적으로 14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한 스리콤은 한국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4% 이상의 매출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001년 회계연도에 한국시장의 매출비중은 1.5%에 불과했다. 스리콤 한국지사는 이같은 원인에 대해 북미지역의 매출실적이 급감한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중소기업시장에서의 사업호조 등에 힘입어 20% 이상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지사를 설립한 리버스톤은 사업초기에도 불구하고 한국시장에서 전체 매출인 1억6000만달러의 15%를 넘어서는 실적을 달성했다. 리버스톤은 미국 및 유럽지역 통신사업자들이 경기위축을 이유로 메트로 이더넷 사업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서도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지속적으로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확대함에 따라 내년에는 한국지사의 매출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연간 3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파운드리네트웍스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2% 수준에서 올해는 5%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측은 한국시장의 매출비중이 높아진 것은 다른 지역의 매출이 부진한 이유 외에도 국내 기업시장에서 기가비트 이더넷 스위치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쓰리콤 최원호 사장은 “해외 네트워크장비 업체들은 최근 시장규모가 급팽창하고 있는 중국과 더불어 IT의 발전을 주도하는 한국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전반적인 IT경기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매출 및 기술적인 측면에서 성장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시장의 중요성은 예전보다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