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삼성전자, 네스팟 사업 놓고 불협화음

 무선랜 서비스인 네스팟 사업을 놓고 끈끈한 협력관계를 맺어왔던 KT와 삼성전자가 갈등을 빚고 있다.

 양사는 지난 7월 제휴를 맺고 네스팟 사업 활성화를 위해 △공동패키지 상품 개발 △삼성전자 대리점에서의 네스팟 가입자 유치 및 체험공간 확보 △1000명의 무선랜 체험단 모집 △공동광고 및 홍보 △무선랜 서비스지역 중심의 판촉 프로모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무선랜 서비스 1위 업체와 노트북PC 1위 업체간 제휴라는 점에서 국내외의 높은 관심을 끌었던 두 회사의 제휴는 이후 공동보조를 통한 대대적인 광고집행, 프로모션 행사 등이 진행되면서 소비자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또 하나로통신과 LGIBM이 비슷한 내용의 제휴를 맺는 등 IT업체 전반으로 파급 효과를 불러 일으킨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지난달 KT가 네스팟 노트북PC 공급업체로 도시바코리아를 새로 선정하면서 양사간 밀월은 갈등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측은 “정작 힘들여 시장을 키웠더니 과실은 다른 업체가 차지하게 됐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고 KT는 “영업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삼성측에 큰 피해가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를 설득하고 있는 입장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무선랜 활성화를 위해 삼성전자의 대리점을 통한 노트북PC 유통 외에도 KT 영업직원을 통한 직판영업을 새로 구상했으며 삼성측에도 이러한 방침을 가장 먼저 통보했다”며 “KT 영업사원들이 삼성 제품을 팔 수 있도록 노트북PC 온라인 공급을 권유했으나 자사 대리점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로 삼성에서 이를 거부해 어쩔 수 없이 타사 제품을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KT가 새로운 네스팟 노트북PC를 선정함으로써 삼성전자와 KT의 영업사원이 네스팟 노트북PC 영업을 하면서 서로 다른 제품으로 경쟁하는 양상을 빚게 됐다”며 “KT가 제휴 당시 약속을 저버렸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초기에는 KT가 인터넷상에서만 도시바 제품 홍보를 하다가 최근에는 신문광고에서도 도시바 제품을 소개하면서 삼성전자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심지어 삼성전자 일부에서는 하나로통신과의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시되고 있을 정도의 강경론까지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양사가 화해를 모색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KT측은 “조금 소원해지기는 했지만 내년에도 삼성전자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네스팟 서비스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삼성전자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무선랜 노트북PC 판매확대를 위해서는 KT와의 협력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