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엠케이트렌드 김상택 사장

 ‘패션과 e트랜스포메이션의 만남.’

 이지캐주얼업계 선두주자인 엠케이트렌드 김상택 사장(51)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사내 IT화를 이 한마디로 대신했다. 동업종의 몇몇 대기업을 빼고는 업무 수작업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설립한 지 채 10년도 안된 엠케이트렌드의 사례는 향후 패션업계 IT화의 지향점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듣기에 족하다.

 “패션은 전통산업이지만 크리에이티브 산업이기도 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만큼 부가가치도 높다는 얘기죠.”

 패션의 부가가치를 외쳐온 그는 지난 2000년부터 관련업계에서는 드물게 사내 IT화에 투자를 단행한다. 전국 매장 140개, 매출 1300억원으로 외형적인 성장을 거둔 회사를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하자는 의도에서다. 이를 위해 그는 전문 컨설팅업체에 IT를 포함한 전반적인 경영컨설팅도 의뢰했다.

 “저는 특별히 IT에 대한 지식이 없습니다. 단지 스피드 경영·효율경영이 모든 산업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이때 우리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은 줄곧 가지고 있었습니다.”

 김 사장의 지시로 시작된 사내 정보화는 지난 3월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냈다. ERP의 도입으로 영업, 자재, 경리·회계, 인사, 급여에 이르는 전 업무의 통합을 일궈낸 것이다. 2∼3일씩 걸리던 매장별 판매집계의 실시간화, 기존 5일이던 출고기간이 당일로 줄어든 것이 대표적 예다.

 “통합 ERP의 도입으로 회사의 전업무 프로세스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동되고 있습니다. 업무의 단순화는 제가 추구하는 스피드 경영의 근간이기도 합니다.”

 지난 95년 동대문 시장을 기반으로 법인 설립된 엠케이트렌드는 김 사장의 통솔하에 성장을 거듭했다. 당시 자본금 5000만원이 28억원으로 늘어났고 대리점 체제로 전환한 지 4년 만인 지난해에는 매출 1300억원, 순이익 13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1600억원, 순이익 230억원이 예상된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TBJ’

 “동생이 하던 일을 도와주기 위해 뛰어든 의류업이 제 본업이 돼버렸습니다. 시장 브랜드를 한국 대표의 캐주얼 브랜드로 키웠다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브랜드 이미지와 IT의 성공적인 도입에 이어 최근 그가 계획하는 일은 ‘인재관리’와 ‘부의 분배’다. “기업의 성장은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 있느냐에 달렸습니다. 폭넓은 인재를 수용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을 위해 내년 상반기 중 기업공개도 준비 중입니다.”

 3년 안에 TBJ를 3000억원대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김 사장의 포부는 신경영기법을 도입하고 돈보다는 사람을 잡겠다는 신념이 있기에 그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글=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