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대륙 중국(홍콩 포함)이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휴대폰·컴퓨터 등 IT품목을 중심으로 대중 수출이 급증하면서 중국은 IT업계의 ‘신대륙’으로 떠오르고 있다.
◇IT코리아, 중국 대륙 누빈다=‘한류’ 열풍의 근원지인 중국에서 최근 IT코리아 바람이 거세다. 중국에서 한국산 휴대폰은 가장 비싸면서도 가장 인기있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했으며, LCD모니터 역시 휴대폰 못지않은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힘입어 무선통신기기(6.6%)는 2년 만에 수출이 10배 이상 급증해 지난해 대중국 10대 수출품목에 진입하자마자 올해 단숨에 3위에 랭크됐으며 컴퓨터(8.3%)는 수출 10년 만에 철강판·합성수지·석유제품을 차례로 제치고 올해 처음으로 대중국 수출 1위 품목에 등극했다.
이와 함께 전자관(5.1%)과 반도체(3.0%)도 각각 6위와 8위에 올라서는 등 불과 5년 전만 해도 대중국 10대 수출품목에 단 한 개도 끼지 못하던 IT품목이 올해는 4개로 늘어났다.
이처럼 최근 중국 대륙에서 일고 있는 IT코리아 열풍은 수출확대의 기폭제로 작용,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지난해 마이너스 1.4% 성장에서 올해는 1분기(4.7%) 들어 증가세로 반전된 이후 3분기 연속 상승폭을 확대해가고 있다.
특히 10월에는 대중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무려 66.9%나 급증하는 등 대중 수출 확대는 미국·일본 등 주요 교역국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7월 이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는 데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뿐만 아니다. 올들어 IT품목을 중심으로 대중 수출이 급증하면서 중국(홍콩 포함)은 9월 이후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했다.
◇대만·일본의 파고를 넘어라=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시장에서 우리 수출의 최대 경쟁국은 대만과 일본. 이들 나라는 우리의 대중국 10대 수출품목 모두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과의 경쟁에서는 대만이 반도체·액정디바이스 등 4개 품목에서, 우리나라는 무선통신기기·브라운관 등 6개 품목에서 각각 우위를 유지한 채 양국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10대 수출품목 중 반도체를 제외한 전 품목에서 우리나라에 대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8개 품목에서 경쟁관계에 있으나 모든 품목에서 우리가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 이외의 품목에선 우리가 미국을 압도하고 있다.
IT품목별로는 반도체의 경우 우리나라는 95년 0.5%에 불과하던 수출비중이 2000년에 3.1%로 증가한 이후 올해까지 수출이 다소 정체되고 있는 반면 경쟁국인 대만과 말레이시아의 중국내 시장점유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무선통신기기의 경우 그간 중국 시장을 선점해온 스웨덴과 미국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는 최근 2년 사이 수출이 10배 이상 급증하면서 점유율을 크게 높여가고 있다.
이밖에 액정디바이스의 경우 일본은 점유율이 크게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와 대만의 점유율은 상승하고 있으며, 브라운관의 경우 대만이 크게 하락한 데 반해 우리나라와 일본이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제2의 휴대폰을 찾아라=산자부는 이날 내놓은 ‘최근 대중 수출패턴의 변화 및 중국 시장내 우리 수출의 경쟁관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치밀한 전략없이 무조건 대중 수출을 늘리는 것은 한·중간 무역불균형 심화에 따른 중국의 수입규제 급증과 우리 수출산업의 공동화,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 약화 등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며 이에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대중국 수출시장에서 지속적인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유한 IT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상품개발을 비롯, 품질 및 디자인 혁신, 한류 등 문화적 특성을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휴대폰의 뒤를 이을 수출효자상품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산자부는 강조했다.
또 우리 상품에 대한 중국의 수입규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선 상시모니터링체제를 구축하고 대중 수출의 일방적 확대보다는 교역의 확대균형 전략이 필요하며 무분별한 대중 투자로 인한 우리 산업의 공동화를 막는 차원에서 중국과 경쟁하지 않는 틈새상품 개발이 중요하다고 산자부는 제안했다. 중-아세안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향후 중국시장에서 이들 국가와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도 아세안은 물론 중국과의 FTA 체결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