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유통업계가 11월들어 김치냉장고 외에는 뚜렷하게 매기 호조를 보이는 제품이 없는 등 늦가을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20일 양판점·대형할인점·인터넷쇼핑몰 등 가전유통 관련업계에 따르면 예년의 경우 오디오·비디오·TV 등이 김치냉장고·난방기기와 함께 호조를 보여왔으나 하반기 이후 지속된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시장냉각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대했던 디지털TV 수요 확산이 이어지지 않고 있는 등 매출예상이 빗나가면서 할인점의 위세마저 꺾이고 있다. 이에따라 유통업계는 신규점포 개설을 통한 다점포 전략으로 매출확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특히 하이마트 등 양판점 업계가 당장 올해말까지 비수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목표달성을 위한 신규점포 개설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이마트·삼성홈플러스 등 대형할인점 역시 4분기인 10월들어 타 제품군에 비해 가전부문 매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 그동안 가전유통시장에서 보인 할인점의 위세가 한풀 꺾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쇼핑몰 등 온라인유통업계도 김치냉장고와 난방기기 수요 외에는 전반적으로 수요가 없어 애를 태우기는 마찬가지다.
가전시장 위축의 최대 원인은 올해를 기점으로 일반화·대중화될 것으로 기대됐던 디지털TV 등 디지털 제품군이 기대만큼 널리 확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 개최 등 올해를 기점으로 가전 수요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제품군으로 판도가 역전되면서 디지털 제품군 일반화에 따른 TV 등 가전 교체 수요의 확산을 기대했으나 예상외의 부진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전반적인 소비심리 부진 속에 제품 교체 수요가 내년으로 미뤄지고 구입 수요도 김치냉장고 하나에만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몇몇 고급브랜드 제품의 판매 부진도 가전시장 위축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급 브랜드 판매의 주요 통로인 백화점과 양판점·가전메이커의 대리점 등도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가전유통 관계자는 “가전시장 비수기에 소비심리 부진까지 계속돼 소비자들이 구매 계획을 미루고 있다”며 “김치냉장고 하나만 구입하고 다른 제품 구입은 망설이고 있어 연말까지는 선물 수요의 소형가전 판매에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