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고의 김치냉장고 판매시즌을 맞은 요즘 판촉전쟁과 함께 기존 1, 2위 업체간 시장 점유율 공방이 뜨겁다.
지난 여름 세계 1위인 LG전자와 에어컨 내수 시장점유율 1위 논란을 벌였던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이번엔 김치냉장고 시장점유율을 둘러싸고 부동의 1위인 만도공조(대표 황한규)에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삼성전자측은 최근 딤채 200만대 생산(99년∼2002년11월)을 공식 발표한 만도공조의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 내수 시장점유율에서 자사가 1위라고 선제 공격하고 나섰다.
삼성측 주장은 “그동안의 만도측 발표대로 지난 2000년 11월까지 딤채 생산량 100만대 돌파, 이후 2002년 11월초까지 100만대를 추가 생산해 총 200만대를 기록했다면 올 김치냉장고 시장의 최강자는 삼성전자”라는 것이다.
만도공조는 2000년 12월 5만대, 2001년 64만대를 판매했다고 공식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2000년 12월 이후 지난 2002년 11월까지 100만대가 추가로 판매됐다면 2002년 1월부터 10월까지의 판매량은 29만대라는 계산이 나온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생산량 역추산을 근거로 “만도가 발표하는 수치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45만대를 판매한 삼성전자가 사실상 시장점유율 1위업체”를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이 수치는 재고 물량과 수출물량 등 다른 요소를 배제한 수치일 수밖에 없다.
이같은 삼성전자측의 계산방식에 대해 만도공조측은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만도공조측은 “만도가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부동의 1위다. 지난 10월까지 45만대를 팔았으며 올연말까지 총 70∼80만대 판매를 예상하고 있어 부동의 1위에는 변함이 없다”며 삼성전자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만도공조측은 “수치상으로 10만여대의 차이가 있지만, 이는 매출 결산을 당해연도로 잡느냐, 다음해로 이월하느냐의 문제와 수출물량 등에 따른 차이”라며 “판매 수치를 허위로 작성한 것은 아니기에 삼성의 터무니 없는 주장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만도공조는 “현재 양판점 등에서 자사 판매량이 삼성의 3배 가량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삼성의 주장은 점유율 1위 달성을 최대 목표로 삼은 기업의 전형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측은 양판점과 할인점 등 혼매점 외에 리빙프라자와 대리점 등 800여개 이상의 전문 유통점을 갖춰 다양한 판매경로 등을 보더라도 자사가 유리하다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양측의 신경전에 대해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만도와 삼성이 시장점유율에 너무 민감하다”며 “정확한 판매수치 집계기관이 없는 현 가전시장에서 점유율 1위 경쟁자체에 쏟는 노력을 오히려 대고객 서비스 경쟁으로 돌리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 아니냐”며 과열경쟁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