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업체들이 2003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앞다퉈 노트북PC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어 한국HP·한국후지쯔·도시바코리아 등 다국적 기업들과 국내 업체간 노트북PC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노트북PC는 그동안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 업체들이 부진을 보이며 미국과 일본 업체들이 국내시장을 선점해왔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해 전체 마케팅 예산 가운데 30%를 노트북PC 마케팅 비용으로 지불했으나 내년에는 이를 40%선까지 끌어올려 시장점유율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올해 데스크톱PC시장은 역신장했으나 노트북PC시장은 그나마 성장세를 유지했고 내년에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에도 매출 대비 마케팅 투자에서는 노트북PC가 데스크톱PC보다 높으나 내년에는 이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는 연간 국내에서 400억원의 광고선전비를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부터 노트북PC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는 올해 20%에 머물렀던 노트북PC 마케팅 비용을 내년에는 40%선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삼보컴퓨터는 내년 상반기에 처음으로 노트북PC TV광고도 실시키로 하는 등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연 평균 20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광고선전비로 사용중이다.
LGIBM(대표 류목현)은 올해 데스크톱PC 대 노트북PC 마케팅 비용이 6 대 4 정도였으나 전략적인 노트북PC 제품들을 대거 출시할 예정이어서 노트북PC 마케팅 비용이 대폭 늘어나 내년에는 4 대 6으로 역전될 전망이다.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가 가장 높은 PC기업으로 꼽히는 현주컴퓨터(대표 김대성)도 내년 초에 노트북PC TV광고를 집행키로 하는 등 노트북PC 마케팅 비용을 크게 증액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내년도 사업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10% 수준에 머물렀던 노트북PC 마케팅 비용을 내년에는 35%까지 높일 계획”이라며 “내년 신모델 출시와 함께 대대적인 프로모션 행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HP의 PSG 사업부는 올해 전체 마케팅예산 가운데 65% 정도가 노트북PC 제품에 투입된 데 이어 내년에도 이 비율을 유지할 계획이며 노트북PC 사업만을 진행중인 한국후지쯔·도시바코리아 등은 마케팅비용의 대부분을 노트북PC 사업에 투입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 노트북PC는 큰 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데스크톱PC 시장은 정체 내지 역성장이 예상돼 대다수 PC업체가 내년 승부처를 노트북PC 사업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IT분야 최대 광고주 중 하나로 꼽히는 인텔이 내년 전체 예산 중 70%를 모바일 제품에 투입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PC업체들도 이에 보조를 맞추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