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 종합물류망 전담사업자인 KT가 최근 실무사업팀을 사내벤처인 KT로지스(대표 김태준)로 분사함에 따라 물류정보화 시장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유선통신 전국 인프라와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던 KT가 전담사업권을 포기하고 물류정보화 시장에서 한발 물러섬으로써 SK 및 삼성SDS 등 대기업들이 견지해 온 기존 역학구도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KT의 이같은 행보로 시장 자체가 축소되지 않을까 우려하면서도 독립된 조직을 갖추고 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KT로지스의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T로지스는 ‘1588-2424’번을 통한 전국 화주와 차주의 연결, 물류 e마켓플레이스, 첨단화물운송(CVO)시스템 기반의 차량 공동수배송 사업 등을 구상하고 있다. KT로지스는 1588-2424로 걸려오는 전화를 이사·택배·일반물류 등 6개 업종과 시·도·군·구 등 지역단위로 구분한 뒤 지역별로 오프라인 제휴사를 확보, 전국 어디서나 화주와 차주를 주선하는 네트워크를 갖출 계획이다. 또 물류 전문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해 물류 경매와 역경매서비스 등 토털물류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그러나 KT로지스가 시장에서 자리매김을 하기까지는 자금력이나 마케팅 능력 등 여전히 변수가 많은 상황.
KT로지스는 우선 자본금 5억원, 직원수 15명으로 출발한 상태다. KT는 KT로지스를 사내벤처 형식으로 분사하면서 총 자본금 5억 가운데 19%(9500만원)의 지분을 투자했다.
자동차 애프터마켓을 노리고 전사 차원에서 전략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SK 등 경쟁업체에 비해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일각의 판단이다.
새출발하는 KT로지스가 KT라는 무거운 덩치를 벗고 전문업체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을 거둘지 아니면 경쟁환경 체제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일부 공기업 분사 벤처의 모델을 걷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