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리필잉크업계 공방전 치열

 최근 프린터업체들이 잉크카트리지 재활용을 방지하는 제품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프린터업체와 리필잉크업체간에 ‘막느냐 뚫느냐’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프린터업체들은 사실상 잉크 주입을 불가능하게 하는 잉크카트리지를 출시해 리필잉크업체를 견제하고 나선 가운데 리필잉크업계가 새로운 주입법을 찾아내 제품을 생산하는 등 두 업계가 쫓고 쫓기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엡손(대표 히라이데 슌지 http://www.epson.co.kr)은 동종업체 중 유일하게 잉크카트리지에 IC칩을 부착해 리필잉크 사용을 막고 있다. 이 칩은 잉크 잔량을 프린터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을 하지만 추가로 주입된 잉크는 인식하지 못하도록 작동한다. 잉크를 다 쓰고 난 후 재주입을 해도 이 칩은 잉크가 없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프린터가 작동하지 않는다. 한국엡손측은 “품질이 좋지 않은 리필잉크를 쓰다 프린터 고장이 나는 사례가 많이 접수돼 고객보호 차원에서 IC칩을 장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리필잉크업체들은 이 IC칩마저 복사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리필업체의 한 관계자는 “엡슨 프린터와 호환되는 칩을 자체 개발해 제품에 장착하고 있다”며 “칩 때문에 개발 기간이 전보다 늘어나긴 했지만 신제품이 출시된 후 2개월 정도면 호환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HP(대표 최준근 http://www.hp.co.kr)도 최근 리필잉크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주입구가 없는 잉크카트리지를 출시했지만 리필잉크업체들은 이 제품 역시 잉크 주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다른 리필잉크업체 관계자는 “잉크가 분사되는 노즐 부분을 이용해 잉크를 주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프린터업체 관계자는 “잉크카트리지 시장에서 리필잉크업체들과의 경쟁은 향후에도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소비자의 리필잉크 사용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품질 측면에서 경쟁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