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신규가입자 모집 정지가 발효된 첫날, 대리점과 2차판매점 등 유통업계에서는 단말기 구매자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유통업계의 위기를 실감케 했다.
유통업계는 특히 이번 조치로 시장분위기가 차갑게 얼어붙을 경우 기기변경·보상판매 등 타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은 집단상가나 시내 가두 판매점을 통해 신규가입자 모집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 온 2차 판매점들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기기변경이나 보상판매 등을 통해 매출을 올려야 하지만 신규 가입자 모집과 비교할 때 수수료가 매우 낮기 때문에 당분간 긴축 경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KTF, LG텔레콤 등 타사업자들마저 통신위의 강력한 의지에 눌려 신규가입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어 이들의 활로가 막혀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유통단말기를 취급해온 대형 대리점들도 이번 신규 가입자 모집 정지 조치로 애를 태우고 있다.
SK텔레콤은 신규 단말기에 대한 지원금을 중단한 대신 기기변경이나 보상판매 수요를 살리기 위해 이 분야에 대한 지원금은 도리어 강화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LG전자가 자체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단말기들은 이러한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기기변경이나 보상판매 수요가 사업자 모델로 몰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실제로 최근 시장에서 판매되는 SK텔레콤용 단말기의 경우, 사업자 모델과 유통모델 단말기 가격차가 11만원까지 벌어지고 있으며 특히 유통단말기는 기기변경시 현금으로만 구매할 수 있는 등 차별점이 나타나고 있어 유통모델의 판매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반면 중소형 대리점들은 보조금 경쟁이 불붙으면서 대형 대리점에 맞서 자금 대결을 펼치다보니 여러가지 어려움이 따랐으나 영업정지 기간에는 경쟁을 벗어나 한숨을 돌릴 수 있다는 표정이다. 그동안 SK텔레콤 본사와 지역센터들은 대리점의 신규 가입자 모집 실적에 따라 수수료 지급, 선호단말기 배정 등에 차별을 두는 등 유통정책을 통해 대리점들의 신규 가입자 모집을 압박해왔다.
SK텔레콤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중소형 대리점은 자금부담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여유를 찾는 반면 2차 판매점이나 유통단말기 도매 중심의 대형 대리점은 어려움이 가중되는 등 유통업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