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디마케팅(demarketing)’ 기법이 포털업계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디마케팅은 돈 안되는 고객과의 거래를 끊어버리고 특정 우량고객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동안 회원 모으기에 주력했던 포털업체들이 회원확대에 따른 수익발생보다는 이를 관리하기 위해 투입되는 인력, 시간, 비용 부담이 가중돼 동원가능한 리소스(resources) 활용을 극대화하고 비용절감을 꾀해 서비스 고급화 및 안정적 수익기반 마련을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가장 적극적인 디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업체로는 프리챌(대표 전제완 http://www.freechal.com)이다.
지난 14일부터 유료 우량고객에게 차별화된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커뮤니티 유료화를 실시한 프리챌은 돈 안되는 고객과의 거래를 아예 끊어버리는 초강수를 내놓았다.
네띠앙(대표 전하진 http://www.netian.com)은 홈페이지 서비스인 ‘마이웹(My Web)’에 디마케팅 기법을 도입했다.
활동성이 떨어지는 홈페이지를 삭제하고 이용률이 높은 우수회원들을 선별, 여유 공간과 부가기능을 이들에게 전환·제공하는 게 주요 골자다.
한게임(http://www.hangame.com)을 운영하는 NHN(대표 이해진·김범수)는 1년에 두 차례씩 6개월 간격으로 ‘휴면 ID’를 정리한다.
NHN은 6개월 동안 사용하지 않은 ID를 삭제, 시스템 증설에 필요한 추가 부담을 줄이고 시스템 안정성 저하에 따른 인터넷 속도저하, ID 고갈 등을 사전에 방지하는 방식으로 돈 안되는 고객을 떨쳐내고 있다.
이외에도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 http://www.daum.net)은 3개월 동안 활동이 없는 커뮤니티를 폐쇄하고 있다.
프리챌 외 대부분 업체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일반회원들이 기존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다소 우회적인 디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백화점과 마찬가지로 소수의 초우량고객 확보가 수익창출의 지름길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한 이들 업체는 돈벌이를 위해 일반고객을 지나치게 외면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감수해야 한다.
네띠앙 관계자는 “회원규모와 트래픽 증가에 기반한 수익모델이 지속되는 한 일반회원을 냉대한 채 가용자원을 우량고객에게만 집중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떨쳐낸 회원들의 불만을 처리하는 데도 적잖은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놔 본격적인 디마케팅에 대한 한계를 인정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