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정보기술(IT)주 중심의 상승세로 700선 돌파를 시도중이다. 하지만 이런 IT 중심의 주가 강세가 추세적 경기회복을 전제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계절적 특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과 국내 증시 모두 최근의 주가상승은 IT부문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반도체·PC 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확대되고 있으며 HP와 시스코·인텔 등 주요 업체의 수익성 강화 소식 등이 IT 전반의 회복조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 아마존과 야후·이베이 등 주요 인터넷 기업의 실적호전 소식도 수익모델이 구체화되고 있는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예상외의 주가 강세가 나타나면서 향후 전망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의 주가 강세가 영향력이 큰 IT선도주를 중심으로 나타나면서 연말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IT주 강세의 성격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IT경기 회복의 신호로 해석하며 강세장이 지속될 것이란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4분기라는 계절적 특성에 편승한 주가 강세가 곧 한계를 드러낼 것이란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임홍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 IT 경기가 회복국면의 입구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내년은 2000년 중반 이후 계속된 IT하드웨어 산업의 장기침체가 연장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회복국면이 시작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델컴퓨터·시스코·인텔 등 일부 선두권 업체에서만 유지되던 실적이 HP 같은 기업에 확대된 것에 특별한 의미를 뒀다. 또 PC업체의 실적호전 소식은 PC 재고가 많지 않다는 의미로 이는 내년초 D램 등 전자부품 가격의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LG투자증권은 최근의 IT주 강세는 경기회복이라는 중기 관점보다는 단기적인 계절적 특수성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10, 11월 반도체와 PC 등 IT주들의 주가 상승세는 계절적으로 예상된 부분으로 크리스마스 시즌 등에 의한 일시적 강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LG투자증권은 최근 반등을 주도했던 DDR 가격이 재차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현재 IT부문은 계절적 특성에 의한 일시적 회복 가능성과 PC교체주기 도래와 같은 중기 재료가 혼재된 상태”라며 “IT산업의 경기회복 신호가 좀더 구체화될 때 까지는 계절적 특수성에 근거한 단기 상승장이라는 인식속에 시장을 바라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종합주가지수와 가격대별 거래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