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안티바이러스 행사인 에이바(AVAR)2002 콘퍼런스에서 백신업체마다 각기 다른 바이러스이름을 통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개최된 에이바2002 콘퍼런스에서 바이러스 전문잡지 바이러스블루틴의 전 편집자인 닉 피츠제럴드는 “지난 91년 컴퓨터안티바이러스연구모임(CARO)에서 바이러스의 이름을 붙이는 방법을 결정한 바 있지만 바이러스의 종류가 다양해짐에 따라 실효성이 없어져 새로운 규칙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바이러스 이름이 서로 다르면 사용자는 물론 개발자들도 혼란을 겪게 되고 바이러스 현황과 피해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하루 빨리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표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바이러스의 이름을 붙이는데 사용되는 요소는 보통 네가지다. 바이러스가 실행되는 플랫폼과 바이러스의 성격, 바이러스 파일의 용량, 그리고 그 바이러스의 특징을 나타낼 수 있는 단어 등이다. 문제는 백신 회사마다 이 가운데 2, 3개를 조합해 사용하면서 이름이 달라진다. 따라서 닉 피츠제럴드는 “바이러스의 이름을 붙이는데 사용되는 요소와 순서를 정하고 지금부터라도 새롭게 발견되는 바이러스에 이 규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의 주도로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 간에 바이러스이름 통일작업이 추진됐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업체의 반발로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작업에 참여한 백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러스의 이름은 백신 프로그램의 동작과 연결되기 때문에 바이러스이름을 통일하려면 수만개가 넘는 기존 바이러스 데이터베이스를 다시 입력해야 한다”며 “새로 나타나는 바이러스의 이름을 통일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중이지만 좀처럼 효과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