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경쟁력이다](46)해외편(2)-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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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기술(IT)에 대한 깊은 지식과 현장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찾아라.’

 미국 기업들이 첫 손가락으로 꼽는 IT 인력수급 기준이다. 이 같은 기업들의 요구는 자연스럽게 실무능력 위주의 IT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정책으로 연결되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협회(ITAA)가 지난 2000년 50인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7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복수응답 가능)한 결과에 따르면 최우선의 IT인력 채용조건으로 관련분야에 대한 심도있는 지식(62%)과 현장경험(47%)이 꼽혔다. 반면 학위와 수료증, 의사소통 능력, 논리력, 적응력, 민첩성 등이 중요하다는 응답은 모두 20%를 밑돌았다. 이는 IT산업의 특성상 고도의 연구개발력과 사후관리력을 발휘할 전문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는 기술지원, 데이터베이스 개발·관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인력에 대한 수요가 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IBM,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미국을 대표하는 IT기업은 실무능력을 갖춘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 전문인력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사내 재교육을 강화하며,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인력수급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올해 초 “향후 20년간 10억달러의 장학금을 출자해 미국내 소수민족의 유능한 재원들에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오라클의 경우에도 10억달러를 투자해 OAI(The Oracle Academic Initiative)를 설립하고 고등교육기관에서 IT 전문가 교육을 실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관련기업들은 초보자 수준의 IT기술인력을 채용한 후에 실시하는 직무훈련의 기술습득 효과가 가장 크다는 ITAA의 조사결과에 주목하고 사내 재교육 프로그램과 전세계적으로 운영중인 전문가인증프로그램을 보강해나갈 계획이다.

 미국 정부와 의회도 산업현장의 요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 민관 차원의 다양한 인력육성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우선 정부는 해외 우수 IT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98년부터 전문직취업(H-1B)비자의 한도를 6만5000명에서 11만5000명으로 확대했다. 그런데 99년에는 6개월만에, 2000년에는 3개월만에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인력이 11만5000명을 넘어서자 H-1B 비자의 연간 발급제한수를 아예 철폐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노동부는 지난 2000년 IT와 의료분야에 1240만달러를 지원한 데 이어 지방 IT인력 육성에 4000만달러를 추가로 쏟아붓고 있으며, 교육부도 수업에 IT기술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교사 40만여명의 IT친숙도를 높이기 위한 훈련비용으로 1억3500만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또 노동부와 교육부가 시스코시스템스, 미국통신노동자협회(the Communications Workers of America), 애리조나대학 등과 함께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IBM, 퀘스트통신, 포드, 컨티넨털항공, P&G 등이 자사의 전문인력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각종 IT 훈련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무성 기술위원회도 민간단체인 ASTD(훈련과 개발을 위한 미국협회)와 함께 IT전문인력육성프로그램·장학금·인턴십·재취업훈련·교사훈련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인터넷사이트(http://www.go4it.gov)를 운영중이며, 노동부도 IT교육·훈련·재정지원·기술분석에 대한 자료를 담아놓은 사이트(http://www.alx.org)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IT인력 공급은 수요의 50% 정도만 이루어지는 실정이다. 실제 ITAA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말 기준으로 미국의 50인 이상 고용업체의 IT인력 수요가 약 160만명이었으나 84만여명만 공급돼 50%를 조금 상회하는 데 그쳤다. 표참조

 이에 따라 미국 정부와 민간기업들은 기존 인력이 여러가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차훈련을 실시하고, 임시계약직을 고용하며, 신규인력을 채용한 후 내부 실무기술훈련을 강화하는 형태로 인력난 해소에 나서고 있다. 또한 외부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아웃소싱과 IT예비군을 육성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표>미국의 IT인력 수요 및 부족규모(자료:ITAA, 2000년 말 기준, 표본수 700개)

 # 직종= 수요 / 부족규모(단위:명)

 *기술지원= 616055 / 327835

 *DB개발·관리=271487 / 147489

 *프로그래밍 및 SW엔지니어링=213890 / 109948

 *웹 개발·관리=161301 / 90137

 *네트워크 개발·관리=165585 / 79374

 *기술문서작성=63753 / 31167 

 *기업시스템 분석·통합=46337 / 22077

 *기타 IT관련직=38980 / 21332

  *디지털미디어=31110 / 13969

 **계=1608499 / 843328

 

 

  소박스/오라클의 산학협력사례(관련사진, y방/25일자사진모음/“오라클교육센터01∼04”)

 

 굴지의 기업용 솔루션업체인 오라클(대표 래리 앨리슨 http://www.oracle.com)은 보다 많은 실무 정보기술(IT)을 가진 인력을 찾는 것을 가장 중요한 도전과제로 삼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마련, 될 성 부른 떡잎(인력)을 조기에 발굴해 미래의 자산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오라클은 지난 5년간 세계 IT업계가 4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10.4%나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 공급부족현상이 지속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또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비숙련 IT인력이 증가하고, 연구개발 투자가 감소한 나머지 신기술 수용이 늦어지고 생산성이 줄어드는 위기상황이 도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라클은 산학협동 커뮤니티(http://www.oraclespromise.com)인 ‘오라클 에듀케이션 이니셔티브’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의 교육환경을 컴퓨터·소프트웨어·콘텐츠 등 IT를 잘 이해하는 구조로 만들어 학생들을 IT전문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 일환으로 오라클은 10억달러를 투자해 OAI를 설립, 고등교육기관에 소프트웨어·커리큘럼·훈련·자격증과정 등을 포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IT 전문가 부족현상에 대응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기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효과적으로 교육시키는 게 목적이며 세계 2000여 곳에 센터를 두고 있다.

 궁극적으로 OAI 프로그램의 장점은 △IT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최첨단 기술을 제공하고 △기업이 선호하는 기술교육을 실시하며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오라클은 초·중학교와 비영리 유소년단체에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오라클 헬프 어스 헬프 재단(Oracle Help Us Help Foundation)’, 초·중학교 교사들에게 웹페이지와 교육·협업 툴을 제공하는 ‘싱크닷컴(Think.com)’, 오라클의 소프트웨어와 커리큘럼을 제공해 각 교육기관이 최첨단 IT기술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하는 워크포스 개발 프로그램(Workforce Development Program) 등을 갖추고 있다.

 <이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