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보안업계의 구조조정이 확산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표이사가 변경되고 고위 임원진과 영업사원들이 자리를 대폭 옮긴 D사를 시작으로 P, S, I사 등 보안업체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달 들어 구조조정에 들어갔거나 계획안을 마련하고 있는 이들 보안업체는 비교적 대형업체로 꼽히는 곳이어서 보안업계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이 전체 보안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주요 보안업체들이 연말을 맞이해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은 이미 올해 사업성과와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개편의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또 그동안 인력확대나 사업다각화 등 외형부풀리기에 나섰던 업체들이 시장 악화가 지속됨에 따라 유지가 어려워지자 이를 정리하는 것으로 올해초 산발적으로 진행됐던 보안업체들의 구조조정과는 달리 본격적인 보안업계의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이달 들어 대표이사 변경과 임원교체 등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D사는 이미 영업조직을 계열사로 모두 옮긴 상태다. 이번 구조조정은 자체 개발제품에 대한 매출 부진 등에 대한 문책성이 주된 이유였으며 앞으로는 자사제품 판매보다는 외산 솔루션의 유통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P사도 조직 슬림화에 초점을 맞춘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온 P사는 올들어 주력제품의 매출이 부진한데다 새롭게 선보인 제품도 시장에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자 인력줄이기와 사업부 정리에 나섰다. 이 회사는 최근 희망퇴직을 받아 일부 인력을 줄인데 이어 다음달까지 새로운 조직구성에 나설 예정이다.
S와 I사는 내년초 실시를 목표로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짜고 있다. S사 경우는 대규모 분사(스핀오프)를 검토하고 있다. 종합보안업체를 지향해온 S사는 올해 상반기 극심한 매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하반기 들어 사업집중화로 목표를 선회했다. 내년에는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일부 주력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문은 분사를 통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I사는 내년초에 기존 사업조직을 크게 3개로 정리, 각각을 독립채산제 형태로 운영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했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매출이 부진한 인력들을 대거 정리할 계획이다. 현재 구상은 20명 내외로 알려졌다. I사는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주력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경쟁력 높은 인력들을 대거 끌어들일 방침이다.
보안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안업체들은 매출액 대비 과도한 인건비 지출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는데 최근 실시되는 구조조정은 인건비 부담 문제의 현실화 차원과 과도한 사업확장에서 경쟁력있는 사업으로의 집중화로 요약할 수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보안업계 전반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