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발이 닳도록 뛰어다닌 노력의 결실을 얻게 돼 기쁘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 번 뛰어보겠습니다”
지난 24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땅을 파지 않고 광케이블을 포설하는 MCS(Micro Cabling Systems)공법을 이용해 경기도 안산시 안산국사 통신공사를 무사히 마친 탑스케이블링(http://www.topscabling.com)의 김창범 사장(42). 김 사장은 이제야 MCS공법의 효용성을 알릴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공법의 확산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MCS공법은 아스팔트를 굴착기로 걷어내고 광케이블을 매설하는 기존 공법과 달리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폭 1∼1.5㎝, 지하 8∼12㎝ 깊이로 얇게 절개해 광케이블을 매설하는 방법이다. 이 공법은 기존 굴착식 공법에 비해 환경공해 예방과 공사기간, 비용면에서 이점이 많아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10년간 대한송유관공사와 지앤지네트웍스(현 엔터프라이즈네트웍스)에 근무하면서 쌓은 경험을 통해 MCS공법의 장점을 누구보다 빨리 인식하고 지난해 6월 창업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설립 이후 1년 동안 MCS공법의 주 수요처인 통신사업자보다는 지방자치단체를 찾아다니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지자체의 조례가 굴착식 공사에 맞춰져 있다 보니 MCS공법을 이용한 공사를 진행하는 데 걸림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저를 포함한 직원들이 서울시와 각 지자체의 토지건설 담당과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담당자로부터 제발 그만 오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러한 ‘발품 팔기’에 힘입어 김 사장은 최근 경기도 안산시와 서울 성북구 등 두 곳에서 공사허가를 받아냈다. 안산시는 24일 공사를 마쳤으며 성북구 통신망구축공사는 26일 실시할 예정이다.
“1년여 공들여온 건데 정작 시설공사는 4시간 만에 끝나더군요. 이렇게 간단한 공사를 위해 1년여 동안 준비하다니 허무하기도 했지만 드디어 국내에서도 MCS공법이 인정받게 돼 뿌듯합니다.”
이번 시공을 계기로 MCS공법의 본격적인 확산을 기대하고 있는 김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공법 개발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김 사장은 “현재 MCS공법의 특허권을 외국회사가 갖고 있다 보니 기술료를 내야 하는 것이 단점”이라면서 “앞으로 국내 환경에 맞는 공법을 개발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