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에는 모토로라를 추월할 수 있을까.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소닉에릭슨과 지멘스를 밀어내고 중위권(6위)에서 ‘빅3’로 도약했다. 올해는 시장점유율 10%를 넘기면서 2위 모토로라와의 격차도 갈수록 좁히고 있다. 모토로라는 15%대에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모토로라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성장세만 보여준다면 내년 4분기쯤에 점유율면에서 모토로라를 능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당초 목표치(3200만대)보다 1000만대 가량 많은 4200만대 이상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점유율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5500만∼6000만대를 판매, 12∼14%의 시장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모토로라의 시장점유율이 14.4%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역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모토로라의 주력시장인 북미와 중국 시장에서 크게 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이 올라갈수록 모토로라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모토로라는 3분기에 신제품 출시 지연과 함께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에서 삼성·LG전자의 추격으로 시장점유율이 전분기에 비해 1.3% 가량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모토로라도 호락호락 당할 것만 같지는 않다. 모토로라는 최근 유럽 이동전화단말기의 강자 지멘스(4위)와 빅딜을 통해 최강 노키아와 2강으로의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양사가 합칠 경우 모토로라의 시장점유율은 22%까지 치솟아 삼성전자와 격차를 크게 벌이게 된다. 또 최근에는 하이엔드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삼성전자를 직접 견제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하이엔드에만 치중하는 삼성전자보다는 고·중·저가대의 다양한 제품군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전자가 먹을 수 있는 ‘파이’는 최대 1억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모토로라는 4억대 시장을 겨냥해 전략을 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중저가 시장에 진출해야만 모토로라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결국 수익에서 양사의 승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이 4억2000만대를 정점으로 정체현상을 보이면서 적자기업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릭슨은 이미 사업을 포기했고 지멘스도 빅딜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최근 2년여동안 적자를 기록중인 모토로라도 예외는 아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동전화단말기 하나로 30%에 육박하는 경이적인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제품력과 수익을 앞세워 모토로라를 넘어 노키아와 함께 양강을 형성할지가 내년 이동전화단말기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올 분기별 시장점유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