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온라인게임이나 PC게임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시장규모가 작았던 모바일게임이 한국경제의 차세대 성장엔진인 게임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328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1000억원 돌파가 목전으로 다가왔고, 전망도 매우 밝다고 한다.
게임이 일상생활은 물론 관련산업 및 우리 경제계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고 보면 손바닥보다 작은 휴대폰에서 1000억원대의 시장이 형성됐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이를 계기로 모바일게임이 3500억원대의 온라인게임 및 2000억원대의 PC게임과 함께 삼각편대를 형성하면서 한국경제계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거둬내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시장규모가 여타 게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모바일게임을 게임산업의 한 축으로 보는 것이 성급한 판단이라는 주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일군 성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잠재력은 여타 플랫폼보다 훨씬 크다고 본다. 우리가 모바일게임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국내 이동통신업체들의 cdma2000 1x 투자와 함께 킬러 콘텐츠로 선보인 모바일게임의 역사는 2년여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동기식 IMT2000의 일종인 cdma2000 1x 가입자수가 1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모바일게임 이용환경을 좌우하는 고급 단말기의 보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더 기대되는 것은 시장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고속무선인터넷 EVDO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킬러 콘텐츠로 모바일게임을 내세울 계획이라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IMT2000 등 무선인터넷의 대중화가 기대되는 등 모바일게임의 가파른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게임시장이 커지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을 감안하면 빠른 성장세가 무조건 좋은 일만은 아니라고 본다. 넘어야 할 장애물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우리 게임의 개발이다. 테트리스·갤러그·야인시대·쟁반노래방 등 올 한해 동안 인기몰이에 나섰던 게임들이 일본 게임업체나 국내 방송사에 비싼 라이선스 비용을 주고 만든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더 큰 문제는 라이선스 게임으로 세계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약이 많은 라이선스 게임을 가지고는 일본 업체와의 경쟁은 물론 최근들어 급물살을 타고 있는 해외진출 전략도 속빈강정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게임업체들이 초기투자비용 및 마케팅·홍보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고 게임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지원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매출액의 10∼30%를 로열티로 지불하는 구조로는 게임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고 보면 핵심기술 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 등 종합적인 지원체제 구축만큼 시급한 과제도 없다고 본다.
한국경제의 차세대 성장엔진인 게임산업이 수출효자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민관이 힘을 모아 게임산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