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물살 타는 `방송·통신 융합`](2)기술 서비스 현황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해왔던 통신과 방송이 기술의 진전에 따라 하나로 엮이고 있다. 미래가 아닌 현실이다.

 음성·데이터 전송이 주서비스였던 통신 네트워크에서 방송 형태의 동영상콘텐츠 서비스가 시작됐으며 방송 네트워크도 첨단 디지털기술과 만나면서 데이터통신과 VoIP를 곁들이게 됐다.

 통신은 ‘양방향성과 협대역’을 특징으로 했으나 최근 들어 광대역을 수용, 대용량의 방송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게 됐다. ‘광대역이었지만 일방향성’이던 방송도 양방향 통신이 가능해졌다.

 이같은 기술융합을 통해 통신사업자들과 방송사업자들은 각기 자신의 입장에서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 준비태세를 하고 있다.

 ◇광대역화로 가는 통신=음성만 탑재하던 통신은 지난 80년대말 2400bps급 PC통신이 이뤄졌다. 이후 전화선을 이용한 데이터통신은 56Kbps로 속도가 구현되면서 그 당시만 해도 파격적인 용어인 멀티미디어란 표현이 가미됐다.

 그러던 중 지난 98년 두루넷이 케이블모뎀을 통해 1Mbps 이상의 속도가 구현되는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보급했다. 지난 99년 하나로통신과 KT가 ADSL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고속인터넷시대를 상징하는 통신망 고도화가 급속도로 추진됐다.

 현재 1000만명이 넘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들은 최소 1Mbps에서 8Mbps 속도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의 초고속인터넷을 통해 주문형 영화와 방송사의 생방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비록 TV와 같은 화질이 아니고 화면도 작기는 하지만 방송의 내용은 무난히 볼 수 있다.

 사업자들은 VOD 등을 가미하면서 엔터테인먼트 포털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초고속인터넷시대에 선보였던 인터넷방송이나 VOD는 시작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최대 13Mbps의 전송속도를 나타내는 VDSL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또한 내년부터는 26Mbps 속도의 가입자 네트워크가 보급된다.

 방송의 HDTV프로그램 전송용량이 19.3Mbps인 점을 감안하면 통신망의 한계선은 이미 없어졌다. KT 등 유선계사업자들은 광대역가입자망을 기반으로 한 동영상콘텐츠사업에 대한 비전마련에 여념이 없다.

 무선통신도 광대역화 조류에 합류했다. 지난 2000년 10월 SK텔레콤이 최대 144Kbps 전송이 가능한 cdma2000 1x를 상용화한 이후 2년 만에 가입자수가 1500만명에 육박했다.

 최근에는 최대 2Mbps 속도(하향)가 가능한 cdma2000 1x EVDO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내년 6월에는 양방향으로 384Kbps 전송이 가능한 WCDMA 서비스도 시작된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의 동영상멀티미디어사업 구상은 최근 급진전 추세다.

 ◇더이상의 브로드캐스팅(broadcasting)은 없다=방송의 흐름은 양방향성을 특징으로 하는 통신의 개념이 접목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지난 90년대 초반 위성방송의 디지털화로 시작된 방송의 디지털화는 케이블TV와 지상파TV, 라디오로 이어지고 있고 이 추세속에서 방송의 통신따라잡기는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 디지털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개국하면서 초보적 수준의 PPV(Pay per View)로 양방향성을 접목하기 시작했으며, HDTV 송출로 디지털화를 시작한 지상파TV도 2002 월드컵 당시 HDTV를 통한 데이터방송 시험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실시함으로써 걸음마 수준에 닿았다.

 또한 스카이라이프는 최근 시청자가 원하는 정보를 바로 선택해 볼 수 있으며 나아가 T커머스까지 지향하는 디지털 데이터방송을 위한 지능형 셋톱박스 ‘스마트박스 2.0’ 공급대상자를 선정해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케이블TV 역시 디지털화를 위해 국가표준을 확정, 사업자들이 최근 디지털미디어센터(DMC) 설립착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케이블TV의 디지털화는 기존 700만가구 정도의 가입자와 전국 곳곳에 깔려있는 급 가입자 인프라를 기반으로 방송과 통신 융합의 핵심인 홈 네트워킹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기존 라디오를 대체하는 지상파DAB도 음성과 데이터, 동영상까지 구현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매체로 상용화를 기약하고있으며 최근에는 방송과 통신의 구분이 모호한 위성디지털오디오방송(DAB)마저 부상하고있다.

 디지털기술의 발전에 따라 방송망과 통신망은 이미 각각의 고유한 특성을 벗어던지고 있다.

 각각은 이미 고속·광대역·멀티미디어정보 서비스를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매체로 발돋움하고 있으며 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다가오고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