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디지털TV용 디스플레이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의 생산성은 물론 화질과 휘도 등 품질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PDP 제조공법이 한·일 기술진의 합작품으로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삼성SDI(대표 김순택)는 일본 미쓰비시그룹 계열 부품·소재 전문업체인 미쓰비시머티리얼(대표 니시가와 쇼)과 공동으로 PDP의 가격 및 기술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신개념 제조공법인 ‘블레이드(blade) 공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한·일 기술진이 지난 99년 12월부터 약 3년 동안 1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개발한 이 블레이드공법은 일종의 특수 칼(blade)을 이용해 PDP 화면 구현시 R(적)·G(녹)·B(청) 3색이 서로 섞이지 않게 분리하는 막, 이른바 ‘격벽’을 효율적으로 형성하는 새로운 공법이다.
이를 양산라인에 적용하면 현재 업계에 통용되는 ‘노광법’과 미세분만을 이용, 격벽을 형성하는 ‘샌드 블라스터’(sand blaster) 공법에 비해 공정수를 절반(4개)으로 줄여 격벽공정 소요시간(리드타임)을 260분에서 232분으로 단축, 약 12%의 생산성 증대 효과가 가능하다. 또 격벽 형성에 필요한 소재 사용량을 종전보다 70% 가량 감축, 연간 약 100억원의 원가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PDP 해상도를 나타내는 셀 피치(cell pitch), 즉 화질을 나타내는 가장 작은 점인 화소와 화소 사이의 간격은 기존 샌드 블라스터 공법으로는 최대 240㎛에서 한계를 나타냈으나, 블레이드 공법은 150㎛까지 줄일 수 있어 해상도면에서 38%, 휘도면에서 15% 정도 향상시킬 수 있다.
삼성측은 “이 공법을 사용하면 40인치 이상의 대형 PDP는 물론 30인치대 소형 PDP에서도 해상도를 가로 세로 1920×1080의 ‘FHD(Full High Definition)급’까지 높일 수 있어 경쟁기술인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에 비해 미흡했던 PDP 해상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 PDP본부장인 배철한 부사장은 “이번 신공법 개발로 세계 PDP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SDI측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중 천안공장의 42인치 라인에 블레이드 공법을 우선 적용하고, 향후 전모델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SDI는 최근 유럽 최대의 TV업체인 터키 베스텔(Vestel)과 향후 2005년까지 7000만달러(약 840억원) 상당의 37·42·50인치 등 PDP모듈 5만대를 수출하기로 하는 내용의 의향서(LOI:Letter Of Intent)에 합의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이탈리아의 샘버스와 수출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베스텔로의 수출이 성사될 경우 유럽 PDP시장 공략이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