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3월 처음 실시된 벤처디자인상 시상식이 이번 4분기 행사로 14회째를 맞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참가업체수가 많아지는 한편 수준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월 5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 이번 4분기 벤처디자인상은 50여개 기업이 53점의 상품을 접수, 기존 접수 건수의 2배 이상을 육박하며 인기가 높아졌음을 보여줬다. 한국디자인진흥원측은 언론사와 디자인전문기관이 공동 주최한다는 게 강점으로 작용해 관련 업체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출품제품의 경우 외형적인 형태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형태와 종류의 제품이 출품돼 경합을 벌인 것도 이번 공모전의 특징이다. 이번에 진행한 벤처디자인상은 양적인 면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큰폭의 성장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14회 벤처디자인상 출품제품의 특징은 중소 제조업체 상품이 대부분으로 아이디어 상품과 생활용품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80% 이상이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기업으로 제품으로 환경친화적인 상품이 많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한 IT관련제품부터 생활가전용품·보안관련제품·의료기기·보석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가해 각 산업분야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이 널리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출품작품 유형으로는 생활용품류가 20개 품목으로 가장 많았고 IT관련제품 12개, 가습기 및 공기청정 제품류가 8개, 디지털도어록 8개, 의료기기가 2개 순이었다. 학습기·스포츠용품·웹디자인 등이 뒤를 이었다.
심사위원진도 기존의 디자인전문가 일변도에서 탈피했으며, 디자인전문가는 물론 창투사의 펀드매니저까지 참여해 벤처성·사업성 등도 심사기준으로 삼았다. 이는 단순히 디자인만이 중요시되던 과거와 달리 디자인이 사업성과 연계해 실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 것인가 등 시장의 논리를 중시하는 최근의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
심사위원으로는 디자인분야에서 제품디자인 실무 전문가인 삼성전자 윤지홍 상무, 제품디자인 이론 전문가 세명대학교 도화용 교수, 한국디자인진흥원 이순인 본부장이 맡았으며 무한투자의 심준구 펀드매니저가 벤처성 및 사업성 심사를 담당했다.
참가업체수가 늘어나면서 수상업체수도 증가했다. 산업·전자·디자인 등 3개로 나눠 각 부문 대상 총 3개사와 산업·전자부문 우수상 각 3개사, 디자인부문 우수상 2개사 등 총 11개사가 수상했다. 대상업체로는 인공지능 로봇을 출품한 로보티즈, 디지털카메라를 내놓은 인포핸즈, 첨단 옷걸이를 선보인 이디오 등이 선정됐다.
이외에 뮤젼(DVD플레이어)·가이아모(가습기)·이디오(빨래걸이) 등이 산업부문 우수상, 펜지(광학펜마우스)·아이에프키(무선지문인식 키시스템)·텔레메드(원격의료시스템) 등이 전자부문 우수상, 앤저빈(태극반지)·능인전자(스토리붐붐)가 디자인부문 우수상을 차지했다.
한편 벤처디자인상은 정부의 벤처정책과 맞물려 중소업체의 디자인 장려와 홍보를 통한 활성화 지원을 위해 2000년 3월부터 YTN과 한국디자인진흥원이 공동으로 개최해온 시상제도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