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규 ETRI IT정보센터장·u-Korea포럼 준비부위원장 wgha@etri.re.kr
90년대 인터넷이 개방된 이후 지난 10년간은 IPv4기술과 PC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형성된 IT혁명 전반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향후 10년은 IPv6기술을 기축으로 PC 이외의 무수한 전기·전자제품의 네트워크화와 사물간 인터넷(Internet of Things)으로 패러다임의 주역이 대체될 것이다.
다시 말해 휴대폰과 정보가전, 그리고 도시 공간의 시설물까지 인터넷으로 연결·제어되면서 인간과 인공물, 자연물 등 3자간 커뮤니케이션의 총체가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IT혁명 후반전으로 진입하게 된다.
미국·유럽, 그리고 일본의 유수 대학연구소와 거대기업에서는 이런 인터넷 후반전을 견인하는 원동력을 유비쿼터스 컴퓨팅&네트워킹으로 본다. 이에 따라 국가 차원에서 연구개발 및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실용화에 대응하고 있고, 본격적인 지원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본래 ‘유비쿼터스(Ubiquitous)’란 종교적 개념을 나타내는 근대 라틴어에서 온 말로 ‘어디서나 동시에 널리 존재(편재)한다’는 의미다. 최근에 와서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라도 네트워크에 접속해 컴퓨터 파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근미래의 컴퓨팅 비전을 대변하는 개념으로 정착되고 있다.
그간 우리는 사이버코리아21과 e코리아 건설이라는 적극적인 정보화입국 전략을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IT 초강국의 반열에 올랐다. 이젠 그 여세를 몰아 u코리아라는 또 하나의 도전적인 지식정보국가 비전을 제시해 IT혁명 후반전을 주도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책무가 아닐까.
여기서 포스트 e코리아 건설 방향으로서 다음 3가지 그랜드 도전 전략을 제안하기로 한다.
그랜드 도전전략Ⅰ은 2010년까지 IT혁명국가로서 우리의 장점과 성과를 살리면서 전가정은 물론 도시 구조물과 유용한 자연물을 고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한국형 유비쿼터스 네트워크(KUN:Korean Ubiquitous Network)를 세계 최초로 건설하는 일이다. 여기서 말하는 KUN은 현재 통신의 최적 개념으로서의 차세대 유무선 통합망 구축에 끝나지 않는다. 수십억 개의 비PC단말과 수많은 사물을 전파방식으로 인식하는 수백억 개의 마이크로 컴퓨터를 총괄적으로 제어함과 동시에 각종 상황정보를 포착할 수 있는 전국적 초소형 칩&센서 융합처리망 개념을 포용한다.
그랜드 도전전략Ⅱ는 KUN을 기반으로 공공·기업·개인 등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간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공통기반으로서 한국형 u플랫폼을 준비하는 것이다. 예컨대 여성·노인·장애인 등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u공중단말, 아파트와 교량·공장굴뚝 등에 식재될 스마트칩, 각종 칩 정보와 센서 정보를 인식할 수 있는 u카드, 그리고 동카드로 작동되는 공중형 u키오스크 등이 될 수 있다. u단말은 IPv6기술의 수용은 물론 통신기능·상황감지(센싱)·위치추적(트래킹)·개인인증 및 결재기능 등이 기본적으로 탑재돼야 한다. u카드는 순식간에 어떤 단말도 자신의 단말 환경으로 바꿀 수 있는 비접촉형 카드로서 극히 초고속으로 실시간 응답과 인증 기능을 공통적으로 갖는다. u칩은 물리적 특정사물과 공공환경 등을 대상으로 즉시적·즉물적 정보를 획득하고 식별·제어하기 위해 사물 속에 심는 전파방식인식(RFID) 태그, 각종 장치 속에 내장되는 센싱 디바이스 등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그랜드 도전전략Ⅲ는 KUN과 u플랫폼을 활용해 기존 현실 생활과 사회 시스템을 지원·보완·대체하려는 국가시스템 개조 프로젝트다. 우리나라는 행정·교육·의료 및 복지·환경·교통 등의 분야에서 수많은 과제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고 경쟁력 또한 향상시켜야 하는 시점에 있다.
이를 위한 총체적 처방전으로 분야별 u킬러시스템을 발굴·개발함과 동시에 지방자치체의 특성에 맞게 u모델도시를 선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u도시 혹은 특구를 지정해 다각적으로 지원하는 특별법을 마련하는 것도 방안이 될 것이다.
유비쿼터스 IT혁명이라는 문명사적 도전에 직면해 u코리아 건설로 세계 중심국가로 진입하는 것이야말로 정보화 선도국가로서 21세기 대한민국의 위대한 선택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