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발표 : 송관호 한국인터넷정보센터 원장
현정부가 추진했던 IT정책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인터넷의 확대보급을 들 수 있다. 주부나 군 장병을 비롯한 비전문가들을 대상으로 IT활용 기법을 보편화시키는 정책이었다. 물론 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인프라의 구축도 우리나라를 정보통신 강국으로 만드는 데 일조를 한 것이 사실이다. 지금까지의 이런 정책들이 양적인 성장이었다면 차기 정부는 내실있게 다지는 노력과 국가의 위상을 격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네트워크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현재 초고속정보통신망의 구축이 완성은 아니기 때문이다. 메가급의 회선은 기가급 혹은 나아가 테라급으로의 업그레이드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 회선의 고속화와 수반되는 기술적·정책적인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한편 물론 소비자의 입장에서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보안문제나 양질의 콘텐츠 확보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와 더불어 유무선 통합에도 대비해야 한다. 현재의 유선중심 인터넷 환경은 얼마 안돼 유무선 통합으로 가거나 오히려 무선인터넷이 더욱 더 발전하는 모습으로 변모할 수도 있다. 때문에 유선인터넷에 집중돼 있는 콘텐츠를 모바일 콘텐츠로 전환하거나 모바일 전용콘텐츠를 확보하는 노력이 시급하다. 정부는 요금구조나 무선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의 이익분배구조, 자기 콘텐츠 개발 여건의 확충을 통해 이런 문제들을 개선해야 한다.
이같은 내부적인 고려사항도 있지만 차기정부는 무엇보다 아태지역 정보화 선두국가로서의 대외위상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세계 인터넷 사용인구는 5억5000만명에 달했다. 또 내달이 되면 약 6억5000만명이 인터넷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전세계 인구를 생각해보면 아직도 인터넷 이용인구가 전체인구의 10%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따라서 정보화에 한 발 앞선 우리는 국가간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후진국에 인터넷 활용기술을 보급함으로써 향후 국내기업의 해외진출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통신 트래픽을 집중화하기 위한 노력(IT허브 구축)을 펼쳐나가야 한다.
현재 아·태지역내 많은 국가들은 그들의 국가도메인이나 인터넷 거버넌스 경험이 거의 없고 인터넷 이용도 미미한 실정이다. 이들 국가에 인터넷 기반을 구축해주고 인터넷을 활용한 응용서비스를 전수함으로써 인터넷의 글로벌화에 힘써야 한다. 사실 아·태지역 사회의 균형적인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한 국가의 소비적인 측면으로서만 의미가 있을 뿐 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는 인터넷의 성격에는 부합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초고속정보통신망의 보급과 휴대폰 보급면에서 앞서있다고 IT강국이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우리는 미래 정보통신사회로 가는 스타팅 포인트에서 단지 한 발 앞서 있을 뿐이다. 현재의 성공 모습을 종착력에 도달한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아·태지역 정보화의 맏형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수행함으로써 글로벌사회의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