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말이 무성하던 공공기술연구회 소속 5개 출연연구기관 기관장 공모가 모두 마무리됐다.
공공기술연구회(이사장 박병권)는 26일 연구회 회의실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신임 항공우주연구원장에 채연석 박사(51), 에너지기술연구원장에 손재익 현원장(55), 지질자원연구원장에 이태섭 박사(54), 건설기술연구원장에 이승우 성신여대 외래교수(62), 표준과학연구원장에 이세경 박사(55)를 각각 선출했다.
이번 공모에서는 외부 지원자를 선택하기보다 기관 사정을 잘아는 내부인물이 대부분 선임됐다. 또 상대 후보를 모략하는 인신공격성 악소문 등으로 일부 인사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대체로 공정하게 무리없이 기관을 이끌 인사가 선출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대덕연구단지 출연연기관장 공모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끈 항우연의 경우 ‘로켓박사’로 알려진 경희대 출신의 채연석 박사(선임연구부장)가 최종 낙점됐다. 채 박사는 지난 87년 미항공우주국(NASA) 루이스연구소에서 방문교수로 활동하다 천문우주과학연구소에 첫발을 디딘 후 지난 89년 항우연에서 우주기반기술연구부장, 과학로켓개발사업단장, 과학로켓인 KSRⅢ사업단장, 우주추진연구그룹장 등을 두루 거친 로켓분야 전문가다.
채 박사는 그동안 갈팡질팡하던 우리나라 우주 중장기 개발 계획을 전면적으로 재조정하고 우주센터 건립 및 예산 확보에 진력, 개발 초기부터 꼬인 매듭을 풀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번 기관장 공모에서 8명이 도전, 최고의 경쟁률을 보인 에너지기술연구원은 활발한 대외활동을 전개한 한양대 출신의 손재익 현원장이 무사히 이사회를 통과했다. 손 원장은 지난 82년 캐나다 오타와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에너지연의 전신인 동력자원연 폐자원연구실장으로 영입된 케이스다. 이후 에너지전환연구부장, 에너지환경연구부장, 에너지환경연구단장 등을 거쳐 현재의 자리에 올랐다. 원만한 대외활동과 무리없는 기관운영으로 이번 공모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평이다. 손 원장은 최근의 경기악화에 따른 대체에너지 개발 등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ET 개발이 향후 3년의 임기에 풀어야 할 과제다.
또 표준과학연구원으로 선임된 이세경 박사는 평남 출신으로 연구부서와 기획·국제협력 등 다양한 부서를 두루 거치며 연구원의 사정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정통 표준맨이다. 지난 79년 연구원에 발을 내디딘 후 재료표준연구실장, 비파괴시험연구실장, 국제협력실장, 전자기연구부장 등을 거쳤다. 내부평이 좋고 무리없이 직무를 수행하는 보스형이라는 평이다.
서울대 선후배 3인방이 각축을 벌인 지질자원 연구원은 정통자원 전문가인 이태섭 박사가 3년간 원장직을 맡아 기관을 운영하게 됐다.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나온 이 박사는 지난 85년 미국 국립지질조사소와 볼트지오피지카사의 연구원을 거쳐 지질자원연의 자원연구부장을 지냈다. 자원과 탐사 분야에서만 20여년간 한 우물을 판 자원전문가로 현재 한국자원공학회장직을 맡고 있다.
외부에서 1명, 내부에서 2명이 공모한 건설기술연구원은 이승우 성신여대 외래교수를 낙점했다. 이 교수는 건설기술연에 연구위원으로 1년 6개월간 몸담은 적이 있으며 쌍용건설 부사장, 동방EUC 대표이사직을 거쳐 성신여대 외래교수로 재직해왔다. 이 교수는 독일에서 20년간 생활해 국내는 물론 외국 건설기술의 흐름을 꿰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한편 이번에 선임된 신임 기관장 5명은 공공기술연구회 이사장의 임명을 받아 내달 1일부터 업무에 들어간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