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이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LG나 CJ홈쇼핑의 인터넷 쇼핑몰과 비교해 약세를 면치 못했던 현대홈쇼핑은 ‘쇼핑몰 빅3’ 진입을 목표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LG나 CJ홈쇼핑은 물론 같은 후발업체인 우리홈쇼핑의 매출 경쟁을 의식한 자구책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현대 ‘공격 앞으로’=현대홈쇼핑은 인터넷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먼저 e현대의 도메인을 바꾸고 그동안 독립적으로 운영하던 e현대 사업를 전면 통합키로 했다. e현대는 쇼핑몰 도메인을 e에이치닷컴(http://www.eH.com)으로 바꾸고 영화배우 이미연씨를 모델로 다음달부터 대대적인 쇼핑몰 알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또 TV홈쇼핑인 현대홈쇼핑과 인터넷과 홈쇼핑을 연계한 통합 프로모션에 나서기로 했다. e현대는 그동안 별 다른 광고를 하지 않았음에도 쇼핑몰 방문자 순위가 상위권을 유지해 대대적인 광고와 홍보 이후에는 빅3 진입을 자신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장기적으로 독립법인인 e현대도 전면 통합해 TV홈쇼핑, 카탈로그, 인터넷 쇼핑몰로 이어지는 멀티채널 전략을 적극 구사키로 했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인터넷 쇼핑몰을 내년 경에는 LG와 CJ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e현대는 올해 10월까지 16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왜 강화 나서나=현대홈쇼핑이 인터넷 쇼핑몰을 강화하는 표면적 이유는 다른 업체에 비해 지나치게 인터넷의 비중이 낮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명분이고 LG홈쇼핑 등 선발업체는 물론 후발업체인 우리홈쇼핑과 비교해서도 매출 면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홈쇼핑 1년을 맞는 현대는 브랜드 효과 등을 감안하면 후발업체 중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급기야 9월에는 매출면에서 우리홈쇼핑에게 역전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현대홈쇼핑은 이를 의식해 11월 매출부터 인터넷 쇼핑몰 매출을 통합해 발표키로 했다. e현대는 현대홈쇼핑의 인터넷 사업이 아닌 독립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매출을 늘리기 위한 편법이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하지만 게의치 않는 분위기다. 인터넷 쇼핑몰 사업도 단순히 매출 규모를 늘리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떻게 될까=자본과 브랜드 인지도를 갖춘 현대홈쇼핑이 쇼핑몰 선두를 기치로 수십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자해 공격적으로 나올 경우 기존 쇼핑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케팅대비 브랜드 효과가 확실한 인터넷 비즈니스의 성격을 고려할 때 현대가 공격경영에 나설 경우 쇼핑몰 업체의 순위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매출이나 회사 규모보다는 순익과 흑자 기조가 온라인 쇼핑몰의 당면과제로 떠오른 시점에서 현대의 이 같은 행보가 전체 쇼핑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또한 온라인 쇼핑몰 업계의 지나친 매출 경쟁도 여론의 도마에 올라있다. 그만큼 온라인 상거래 시장이 부풀려 있고 시장 자체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매출을 위한 현대홈쇼핑의 행보가 당연히 구설수에 오를 수밖에 없다. 현대홈쇼핑이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