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이 추진하고 있는 ‘문화콘텐츠 상설마켓’ 설립이 내년 봄에나 가능해질 전망이다.
상설마켓은 애니메이션·캐릭터·만화·음악 등 국산 창작 문화콘텐츠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진흥원이 의욕적으로 진행해온 사업으로 총 38억8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800평 규모로 설립한다는 방침이었다.
진흥원은 당초 위탁운영사업자를 선정해 9월 1일 상설마켓을 개소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지난 5월부터 사업을 전개해왔지만 책정된 예산이 너무 낮아 업체의 지원이 극히 저조해 수차례 유찰되는 등 난항을 겪어 왔다.
본지 7월11일자 29면 참조
이에 진흥원은 지난 8월 위탁운영사업자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문화관광부와의 협의를 통해 진흥원이 상설마켓으로 적합한 건물을 직접 매입해 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작업을 마무리한 뒤 대행사를 선정해 운영권을 넘기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수정했었다. 특히 이를 위해 예산을 당초에 비해 두배 가까이 증액한 80억원으로 늘리기도 했다. 이를 통해 진흥원은 지난 10월 초부터 강남 역세권의 건물들 가운데 상설마켓으로 적합한 건물을 물색해 왔으나 이 또한 여의치 않아 현재까지 건물 선정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흥원의 관계자는 “당초 건물 매입가로 평당 400만원 정도를 책정했으나 현재 강남 역세권의 주요 건물들이 평당 800만원 내외로 급등해 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여기에다 건물주들이 세금문제 등으로 정부와의 계약을 꺼려하는 것도 사업 지체의 요인이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상설마켓은 빨라야 내년 봄에나 오픈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흥원의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연내 건물을 매입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이라며 “연말이라서 매물이 많지 않지만 적합한 건물을 매입해 내년 2∼3월까지 리모델링과 대행사 선정작업을 마무리해 오픈한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콘텐츠 상설마켓 설립이 어려움을 거듭함에 따라 진흥원이 해외에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해외 문화콘텐츠 상설마켓’ 설립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진흥원은 최근 ‘캐릭터산업 5대 중점추진 과제’ 발표를 통해 홍콩과 일본 등에 상설마켓을 세우는 것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